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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ylogic Sep 07. 2018

글꼴의 균형과 템플릿 이해하기

글꼴의 균형


글꼴 제작에 있어, 하나의 글꼴이 일관성 있는 디자인을 가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글꼴의 구성원인 글자 하나하나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잘 만들어진 글꼴을 가지고 어떻게 균형을 맞추어 나가는 것을 배워보자.

그리고 이러한 균형을 이해하기 위하여 글꼴 제작을 위한 템플릿을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다.


여러 번 이야기한 것이지만, 나는 글꼴 디자이너가 아니고, 기획자이고 프로그래머이다. 따라서 여기에 기술하는 모든 내용은 시각디자인적인 학문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고, 글꼴 기획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글꼴 작업을 하고 싶은 초심자를 위한 설명임을 미리 밝혀둔다.


명조와 고딕의 균형

먼저 이번 이야기 전반에서 이해해야 할 그림을 한번 보자.

그림 1


A글꼴은 윈도의 기본 글꼴인 맑은 고딕이고,  B글꼴은 바탕 글꼴이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보고, 가장 많이 사용하며, 명조, 고딕의 구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좋은 글꼴들이다.


- 1번에는 각각 고, 구, 거 세 글자의 상하 좌우 균형을 보여주려고 했고,

- 2번에서는 로, 고, 모 세 글자의 상하 위치에 대해서 ,

- 3번에서는 모음 ㅏ, ㅐ, ㅓ 의 위치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명조와 도딕을 비교해 보면 고딕 글꼴은 명조와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공간을 활용한다. 1번을 보면 명조의 고, 구는 상하의 크기가 고딕에 비하여 무척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2번의 경우도 고딕은 로, 고, 모 세 글자의 상단 위치가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훨씬 이전에 맑은 고딕의 제작사와 다른 윈도의 돋움체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림 2


아래 B 글꼴이 돋움체이다.

3의 경우를 보면 A의 가, 개, 거에 비하여 B의 가, 개, 거의 초성의 상하 크기가 무척 작고 반면에 중성의 크기가 더 큼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돋움체(B)의 ㅏ, ㅐ, ㅓ 의 좌우 위치가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1의 구, 가의 초성의 좌우 위치와 거의 중성 세로획의 좌우 위치까지 거의 일치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세로 쓰기용 폰트의 특징을 거의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에 돋움 글꼴을 만든 업체가 가지고 있던 원도가 아마 종조용 글꼴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 이야기는 다른 업체의 글꼴에 대한 평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글꼴은 이렇게 나름의 균형을 가지고 제작된다는 것이다.


명조는 명조의 특징을 가지고, 고딕은 고딕의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특징이 최초에 명조 고딕을 만들었던 최정호 선생이나, 앞서 비슷한 글꼴을 만들었던 분들의 의도이었든 간에 그 균형을 가지고 어떻게 새로운 글꼴의 조형을 진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글꼴 개발자의 몫이다.

그리고 명조와 고딕을 벗어난 새로운 조형의 글꼴들 역시 새로운 템플릿을 만들어가야 한다.


중성 세로획 위치의 중요성


그림 1을 다시 한번 보자. 3번 칼럼의 그림들을 보면 세로획 ㅏ, ㅣ, ㅐ 등의 좌우 위치가 모두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위치에 따라 가로 쓰기 글자들을 가지고 문장을 이루었을 때 자간의 느낌이 달라지게 된다. 

명조의 경우를 보면 고딕에 비하여 글꼴 전반에 공간이 많이 존재하므로 그 획의 위치가 고딕에 비하여 많이 차이 난다.

또 돋움의 세로획이 거의 같은 위치인 것을 기반으로 이를 종조용 원도 기반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이야기에서 좀 더 설명하려 한다.


나름 인정받거나 많이 사용되는 글꼴들을 가지고 이러한 획의 위치와 균형을 다양하게 분석해 보면 글꼴 제작에 도움이 되는 좋을 자료가 만들어질 것이다. 


저작도구에서의 템플릿



위의 글꼴은 태-CAD고딕(또는 태-화고딕)의 제작 화면이다. 복잡한 템플릿은 모두 지우고 기본적인 템플릿만 남겨둔 것이다.  이 그림에서 세로획의 위치, 받침의 위치, 초성의 위치 등 해당 글꼴의 모든 균형을 미리 잡아두고 글자를 디자인하였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글꼴 저작툴, 그리고 내가 앞서 소개했던 툴 모두 이러한 템플릿 기능을 가지고 있다.


사실 도구의 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템플릿을 어떻게 그려가며 글자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기는 하겠지만...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처음 글꼴 제작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김화복 선생께서 했던 이야기 중

"글자 하나하나의 무게 중심 / 글꼴 전체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 잘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균형과 템플릿의 설명만 간단히 한 것이고, 균형과 템플릿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이야기에서 좀 더 진행해 보겠다. 실제로 여러 글꼴을 이렇게 분석해 보면 비슷비슷한 명조가 어떻게 발전하고, 고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이러한 글꼴의 진화 및 파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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