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이저 부시(AB InBev), 집념의 맥주시장 제패기]
[안호이저 부시(AB InBev), 공룡다운 공룡]
오늘은 주류업계 거물이자 식품업계 M&A 역사에 길이 남은 최대 거래의 주인공, 안호이저 부시(AB InBev)를 살펴보겠습니다.
글의 말미에 가볍게 언급 드리겠습니다만, AB InBev는 국내에서도 OB맥주를 (두번이나)인수하며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덕에 유명세를 탔을 텐데요, 혹시라도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산하 브랜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자주 사거나 보셨을 것입니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구스IPA, 주필러, 심지어 카스(그 카스 맞습니다)까지.. 2021년 매출액이 약 $54.3B(약 62조원, 2021년 평균환율 기준)에 달하고 알려진 전 세계 맥주 시장의 점유율이 30% 수준에 이르는 거대 기업으로, 정말 공룡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법한 회사입니다.
시리즈에서는 인수합병에 대한 Case 소개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AB InBev만큼은 식품업계 역사상 최대 거래를 품고 있는 여정인 만큼 합병과 확장의 역사와 역사상 가장 큰 식품업계 M&A 거래인 AB InBev - SABMiller 합병 case를 두 편에 나누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눈뭉치 효과 같았던 인수합병의 여정]
AB InBev의 역사는 말 그대로 눈뭉치 효과와 같았던, 길고 광범위한 인수와 합병의 역사입니다. (물론 Divestiture 역시 꾸준히 존재해왔지요)
AB InBev는 2008년에 Anheuser-Busch와 InBev가 합병되면서 완성된 이름입니다. 이후 오늘의 주인공 SABMiller와의 합병까지 더해지면서 현재의 위용을 제대로 갖추게 되었습니다.
알려진 바를 토대로, AB InBev 확장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돌아보기 위해서, 굵직한 몇 회사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굵직한 회사란 각 대륙 맥주시장을 이끌어 가는 회사들이라는 맥락에서 보셔도 좋겠습니다.)
1.Anheuser-Busch
Anheuser-Busch는 1852년 미국에서 Eberhard Anheuser and Adolphus Busch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알려지기로는 라거의 시초로 이해되고 있는데, 사실 동네마다 조금씩 다른 양조의 방식이 있었던 만큼 정확하게 누가 어떤 주종의 시초다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애매한 감도 있습니다.
회사는 1800년대 후반, 라거 카테고리의 킬러가 되는 버드와이저를 출시하고 당시로서는 차별화된 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무기로 빠르게 미국 시장을 잠식하였습니다.
2. Interbrew
Interbrew는 벨기에의 유서 깊은 두 양조장, 1366년에 설립된 Artois(브랜드: 스텔레 아르투아)와 1812년 설립된 Piedboeuf Brewery(브랜드: 주필러)가 1988년 합병하여 탄생한 회사입니다.
유럽 맥주시장의 선도 입지를 공고히 다진 Interbrew는 멈추지 않고 1995년 캐나다의 Labatt Brewing Company를, 2007년 역시 캐나다의 Lakeport Brewing Company를 추가로 흡수하였습니다.
3. AmBev
AmBev는 남미 맥주계의 맹주입니다. Ambev는 1999년에 양조회사 Brahma와 Antarctica가 합병하면서 위세를 떨치게 되었는데요, 브라질이 맥주를 뭐 얼마나?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뜻밖에 이 회사들도 각각 1888년, 1885년에 설립된 나름대로 유서 깊은 회사들이고 놀랍게도 현재의 AB InBev가 있게 한 중심이 된 회사입니다.
더하여 2006년에는 아르헨티나의 Cerveza Quilmes(브랜드: 퀼메)를, 2012년에 도미니카공화국의 Cerveceria Nacional Dominicana를 순차적으로 합병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남미 대륙 전체로 확장시키켜 나갔습니다.
4. InBev
복잡한 족보가 이제 조금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굵직한" 두 회사 Interbrew와 AmBev는 2004년 합병하여 두 회사의 사명을 합한 InBev가 되었습니다. 두 회사는 합병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만, 시장에서는 약 11B 유로(약 12.6조원)에 달하는 규모인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이 거래를 통해 1971년 투자은행 가란치아를 설립 후 1989년 브라마를 $50M에 인수하면서 맥주 시장의 제패를 외치던 파울루 레망의 야망이 이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세계로 실현되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5. AB-InBev
2008년, 마침내 Andeuser-Busch와 InBev가 합병을 진행하여 AB InBev가 탄생합니다. 당시 점유율 기준으로 InBev는 세계 2위, AmBev는 3위를 기록하고 있어 합병 후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한 것입니다. 그런데 더 뜨거운 기염이 한번 남아있을 줄이야?
6. AB InBev와 SABMiller
2015년, 맥주시장을 넘어 세계 F&B 시장에 큰 획을 긋는 뉴스가 터집니다. 점유율 1위 AB InBev가 2위 SABMiller에 인수 의향을 전한 것인데요, 세계 맥주시장의 점유율을 각각 약 20%, 10%씩 차지하고 있던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점유율 약 30%에 달하는 공룡이 탄생하는 일대 사건으로, 처음 뉴스를 접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였지만 끝까지 완주하여 결국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현존 최대, 최고의 맥주회사로 꼽히는 AB InBev의 합병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편에 이어서 AB InBev와 SABMiller의 거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브라마를 인수하며 세계 맥주시장 제패의 시효를 쏘았던 파올로 레망의 "가란치니", 이 회사 사실 크래프트-하인즈의 최대주주인 3G Capital, 바로 그 회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