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열린 인공지능의 시대 - 2/2 (by Bill Gates)
(제목에 기재한 바와 같이 빌 게이츠의 대중 서한 내용을 번역하였습니다. 미흡한 번역으로 오역이 생길 수 있으며, 발견하여 알려주시면 많은 분들의 유익한 정보 취득을 위해 즉시 수정 조치 하겠습니다. 번역에 있어 빌 게이츠의 평소 대중 연설 기조를 반영하여 부드러운 구어체를 채택하였고, 의미가 불분명할 수 있는 표현에는 영문 원어 표현을 가하였습니다. 글이 길어 두 편으로 나누어 개제하며, 원문의 링크는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별도 업데이트로 공유하였고 본 글의 하단에도 기재하겠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이 헬스케어나 의료 분야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하였습니다. 우선, 인공지능은 보험 청구서류의 제출, 각종 서류 처리, 진료 기록 작성과 같은 특정 작업을 처리함으로써 의료 종사자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많은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이끌 다른 개선 영역은 5세 미만 유아동 사망의 대다수가 발생하는 빈곤 국가에 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이러한 국가의 많은 사람은 의사를 제대로 만날 수조차 없는데 인공지능이 이러한 국가에서 의료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최소한의 교육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초음파 장비를 개발하려는 노력과 같은 것들이 좋은 예시입니다.) 인공지능은 환자를 대하면서 기본적인 분류를 수행하고 건강 상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조언을 제공하며, 치료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사 결정도 돕게 될 것입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사용할 인공지능 모델은 부유한 국가에서 사용할 모델과는 다른 학습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다른 언어와 다른 요소(factor), 진료소와 멀리 떨어진 환자의 상황이나 병에 걸리더라도 생계를 위해 노동을 멈출 수 없는 환자 등 여러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의료분야의 인공지능이 완벽하지 않고 실수를 연발할지라도 전반적으로 유익하다는 사실을 직면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다른 분야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가지고 매우 신중하게 테스트하고 적절한 규제를 가해야 합니다. 다만 언제나 사람도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며 의료 서비스에 대해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인공지능은 건강 관리 보조 뿐 아니라 의료 혁신을 극적으로 가속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물학에 관한 데이터는 매우 방대하며 인간이 복잡계에 속하는 생물학적 시스템 전체의 작동 방식을 일일이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정 데이터를 보고, 경로를 추론하고, 병원체에 대한 표적을 찾아내고 그에 따라 약물을 설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개발되어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개발한 항암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구의 차세대 버전은 훨씬 더 효율적이며 복용량에 따른 부작용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게이츠 재단의 인공지능 관련 우선순위 중에는 이러한 도구가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활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유사한 흐름에서, 정부와 자선 단체들은 기업으로 하여금 가난한 국가의 농업이나 축산업에 대해 인공지능으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각 지역의 조건에 따라 더 나은 종자를 개발하거나 해당 지역의 기후, 토양 조건 등을 고려한 종자 선택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가축의 건강한 사육을 위해 약물이나 백신 개발을 도울 수도 있습니다. 기상이변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들이 저소득 국가의 생계형 농민들을 압박함에 따라 이러한 방향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컴퓨터는 교육에 많은 산업 종사자들이 바랐던 것 만큼의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습니다. 교육용 게임, 위키피디아와 같은 온라인 정보 공유 등 몇 가지 바람직한 변화는 있었으나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5~10년 안에 인공지능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마침내 사람들이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을 혁신 할 것이라는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각 개인의 관심사와 학습 스타일을 파악하여 참여도가 유지되는 맞춤형 콘텐츠를 활용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방법은 학습자의 이해도를 측정하고 학습자가 흥미를 잃었을 때를 인지하며 무엇이 학습자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지 알고 활용할 것입니다. 즉각적인 피드백 역시 가능합니다.
인공지능이 각 학습 과목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도를 평가하고 진로 계획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등 교수자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일례로 교사들은 이미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작문 과제에 대한 의견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은 특정 학습자에게 최선의 학습 방법이 무엇인지, 가장 강력한 동기 부여는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에는 많은 추가적인 학습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학습이란 여전히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좋은 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도구는 학습 현장에서 함께 수행되는 작업을 향상 시킬 것이지만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도구는 구매력이 있는 학교 등을 위하여 개발될 것이지만 미국과 전 세계의 넉넉하지 않은 학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은 편향되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올바르게 반영하기 위해 그만큼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해야 합니다. 특히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 격차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여 해소해야 합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GPT 기반 에세이 작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이미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담론은 오래도록 지속될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GPT를 활용하여 초안(first draft)을 작성해보도록 허용하는 똑똑한 방식으로 접근한 교사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인공지능 모델의 문제점에 대해 접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요청을 잘못 이해하여 이상한 결과를 도출하는 문제 등입니다. 만약 인공지능에게 가상의 것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무리 없이 수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가고자 하는 여행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면 존재하지 않는 호텔을 제안하거나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의 인공지능이 실제 객실 이용이 가능한 호텔만을 제안해야 하는지 질문자가 듣고 싶을 법한 가상의 호텔을 꾸며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인지할 만큼 맥락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추상적 추론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수학 문제에 오답을 내는 등의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중 어떤 것도 인공지능에 대한 근본적인 한계는 아닙니다. 언급된 문제들은 이미 개발자들에 의해 수정 중이며 아마 2년 이내에, 어쩌면 훨씬 빨리 수정되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우려는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 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인간이 제기할 위협 같은 것들입니다. 대부분의 기술적 발명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역시 좋은 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 정부는 이러한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통제 불능에 빠질 위험도 있습니다. 기계가 자체적으로 인간이 위험한 존재라는 결론에 도달하거나 단순히 인간에 대한 관심을 끊어버릴 수도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지난 몇 달 간 인공지능이 발전했다고 해서 갑자기 시급해진 문제는 아닙니다.
초지능 인공지능(Superintelligent AI)는 우리의 미래에 있습니다. 컴퓨터의 연산 속도에 비한다면 우리의 뇌는 달팽이 같은 속도로 작동합니다. 실리콘 칩의 전기 신호는 인간의 두뇌보다 100,000배의 속도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개발자가 학습 알고리즘을 일반화하여 컴퓨터의 속도로 실행시키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AGI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그 AGI는 인간의 두뇌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면서도 기억의 크기나 작동하는 속도에 있어 한계가 없게 됩니다. 아주 깊은 수준의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강인공지능(Strong AI)는 알려진 바와 같이 아마도 자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목표는 무엇이 될까요? 인간의 이익과 충돌하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그러면 강인공지능의 개발을 막아야 할까요? 이러한 질문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시급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간의 어떤 돌파구도 강인공지능에 실질적인 접근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물리적인 세계에서 제어 능력이 없고 자체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능력도 없습니다. 인간이 되고 싶다고 선언한 ChatGPT와의 대화에 대한 뉴욕 타임즈의 기사가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그런 것은 인공지능 모델의 감정 표현이 얼마나 인간과 같은 모습을 띠는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을 뿐 의미 있는 독립성을 갖추었다고 볼 지표는 아닙니다.
이 글을 쓰게 되기까지의 사유에는 세 권의 책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Nick Bostrom의 [Superintelligence] Max Tegmark의 [Life 3.0] 및 Jeff Hawkin의 [A Thousand Brains] 입니다. 저는 저자들이 말하는 모든 것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며 세 저자도 서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 권의 책은 모두 잘 쓰였고 우리의 생각을 자극하기 충분합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술 자체와 이를 새롭게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인공지능에 필요한 천문학적 연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광학 스위치(기본적으로 레이저)를 사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제조 비용을 낮추는 일에 몰두합니다. 이상적으로 보면 혁신적인 칩을 사용하면 지금처럼 클라우드가 아니라 단말기에서(on your own device) 인공지능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인공지능의 학습을 이끄는 알고리즘은 점점 발전할 것입니다. 개발자가 범위는 제한하고 특정 영역에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여 인공지능을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업 같은 도메인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 질문은 우리가 여러 가지 영역에서 이런 특화된 인공지능을 필요로 하는지 혹은 모든 영역에 대해 학습이 가능한 인공일반지능을 개발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어떤 쪽이든 굉장한 경쟁이 뒤따를 것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가든지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논의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것입니다. 저는 그 대화가 나아가야 할 세 가지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우리는 인공지능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할 수 있고 타당한 두려움과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능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놀라운 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위험을 방지하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시장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지요. 정부와 자선 단체들은 신뢰할 수 있는 자금과 올바른 정책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불평등의 감소로 우리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세상이 가장 큰 문제에 집중하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우리는 가장 큰 문제의 해결에 최고의 인공지능 기술을 집결시켜야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두고 볼 수 만은 없지만,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인지하고 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입니다. 불평등을 인지하기 위해서 도덕성이 필요할까요? 아니면 완전히 이성적인 인공지능도 불평등을 알 수 있을까요? 만약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인지한다면, 우리에게 무엇을 제안하게 될까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이 모습은 인공지능이 성취할 것들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현재 존재하는 한계는 우리가 그게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극복될 것입니다.
PC 혁명과 인터넷 혁명에 참여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그 순간들만큼 흥분되는 상태입니다. 이 새로운 기술은 모든 사람들이 삶을 개선하는 것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동시에 세계는 인공지능의 모든 단점이 그 이점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지도록, 그리고 모든 사람이 어디에 살든 돈이 얼마나 있든 상관없이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시대는 기회와 책임으로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