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생활의 어려움(0)

음악의 그릇을 키우자!

by 홍정주

솔직하게 털어놓을 것이 있다.

바로 나는 음포자라는 것이다.

음포자=음악을 포기한 사람 이란 뜻이다.

정확히는 카톡 프로필 란에 음악을 선곡하여 1분씩 30개를 깔아놓을 수가 있는데

계속 깔고 지우고를 반복하다가 음악 깔기를 반쯤 포기해 버렸다.

내가 잘 하는 것은 짧은 글을 짓거나 여동생이나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배운 문장들을 카톡 프로필 메세지에 올려놓는 것이다.

음악을 까는 것이 글쓰기보다 나에게는 훨씬 어렵다. 단지 좋아하는 음악을 까는 것일 뿐인데.

어떤 글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라는 구절을 본 적이 있다. 화가 폴 호건이 한 말이다.

나도 폼 나게 음악으로 나의 지인들 중 몇명 처럼 남도 머물 수 있는 30분짜리, 아니라면 단 1분짜리라도 멋진 세계를 창조하고 싶었다.

음악을 잘 깔아놓은 사람을 보면 정말 멋있어 보였다. 음악으로 이뤄놓은 멋짐은 정말 나에게 따라하고 싶은 그 무엇이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음악생활에서 계속 실패를 거듭했다. 몇 번쯤 내가 깐 음악멜로디의 조합이 괜찮을 때도 있었지만 결국 음악 가사가 걸려서 도로 내렸었다.

그리고 내가 깐 노래를 계속 부담스럽게 듣고 있었다. 그림책 글을 쓸 때 나는 본능 그대로 너무 즐겁게 쓴다. 그것처럼 나는 내가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깔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만든 노래의 세계에 다른 사람들도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좋아하는 음악들을 깔고나면 그 음악이 과연 다른 사람이 듣기에도 좋은 지 계속 의식이 되는 건지 깐 음악들을 부담감을 느끼면서 계속 듣고 있었다. 계속해서

'이 음악들이 적당한가?'

하면서 검열을 하고 있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신이 산만했다. 그냥 들으면 너무 신나고 좋은 노래인데 내가 카톡에 깔아서 들으면 다루기가 부담스러운 음악이 되어 버리는 것인지. 음악을 깔고 지우는 과정은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다. 나는 음악을 까는 과정이 자신의 가면과 자신의 진짜 본능이 충돌하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음악을 잘 까는 사람의 특징은 자기본능대로 깔았는데 그것이 거슬리는 점 없이 신나고 좋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세계를 걸리지 않고 잡히지 않고 완전하게 구현해 냈다는 것이다. 종심, 그러니까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라는 70이 되면 나만의 음악세계를 창조할 수 있으려나. 70이 될때까지 음악그릇을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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