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산타할머니(0)

by 홍정주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부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내가 생각할 때 이건 꽤 큰일이다. 그렇다고 정체성 자체가 그냥 부자인 사람들을 마냥 부러워 하지만은 않는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내가. 에, say해볼까?하고 바로 에세이를 쓸 수 있는 내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꼭 부자가 되고 싶다. 연예인으로 치면 아이유 같은 부자가 되고 싶다. 조금 욕심을 내면 올해 안으로 부자가 되고 싶다. 부자가 되어 하고 싶은 것들을 맘껏 해보고 싶다. 야학 글쓰기 시간에 버킷리스트를 써 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여기에 내 버킷 리스트를 써보려 한다.

유명작가가 되어서 돈을 많이 버는 것

누구나 다 아는 작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부모님께 소개해 드리는 것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사는 것

솔직히 더 쓸려고 해도 이거 밖에 없다. 여기에 가끔 해외로 여행을 다녔으면 좋겠다 정도? 내가 돈만 많이 가진 부자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버킷리스트 2번에 드러나 있다. 나는 책을 쓰면서 작가들과 강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나와 똑 닮은 취향을 가지고 있을 여성 작가들에게. 작가들은 나를 사랑해 주어야 한다!

아이유 같은 부자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부자가 되면 누구보다도 돈을 잘 쓸 것이다. 아이유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근사한 선물을 아끼지 않고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자식이 없으므로 내가 번 돈을 다 쓰고 죽을 것이다. 내 꿈은 산타 할머니이다.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는.

글 쓰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내 안에 이야깃거리들이 많이 쌓였나 보다. 카톡 프로필 화면에 이 에세이가 완성되는 날짜를 설정해 놓았는데 d-day 33일이라고 되어있다. d-day 앞자리가 4일 때는 체감을 잘 못했는데 한 달 정도 더 쓰면 이 에세이 쓰는 것이 끝이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홀가분하기도 하고 좀 무섭기도 하다. 33일만 더 쓰면 이 에세이가 끝이라고? 잘 쓰지 못해도 꾸역꾸역 써야 한다. 오늘은 쓸거리가 잘 생각이 안나서 1쪽만 써야겠다. 뭐에 대해서 좀 써 볼까?

어제 좀 무리를 해서 썼더니 오늘 약간 안 써지는 것 같기도 하다. 결혼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야겠다.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내 편으로 느껴지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내 편이 한명이라도 생기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겠나.

내 인생에서 좀 아쉬운 것은 연애를 못 해봤다는 것이다.(아주 아쉽지는?) 지금은 고인이 된 권정생 작가는 환생한다면 25살의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 22살이나 23살쯤 된 여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내 여동생 희경이, 엄마와 연애도 했고 결혼도..

하나의 주제를 잡아 진득하게 쓰지 못하고 이런 저런 애기를 쓰는 걸 보니 아직 여물지를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매일매일 한 쪽 씩 쓰기로 했으니 오늘도 한쪽은 채워야 겠다. 나는 지금 쓰고 있는 이 책과 나의 그림책을 같이 팔 것이다. 나는 과연 에세이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빨리 책으로 돈을 벌어서 젊은 나이에 산타 할머니가 되고 싶다. 나는 선물고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내일은 무엇을 써볼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내일은 먹거리 이야기에 대해 써야겠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사물의 본질을-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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