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대하여(o)

by 홍정주

유혹을 네이버에서 쳐보면 뜻이 이렇다.

1.꾀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좋지 아니한 길로 이끎.

2.성적인 목적을 갖고 이성(異性)을 꾐.

나는 오늘도 글을 그만 쓰고 싶다는 유혹을 느낀다. 그러면 글을 써야겠다는 그 마음은 유혹이 아닌가? 만약 글을 쓰는 쪽을 건설적이고 좋은 것으로 규정짓는다면 글을 쓰지 않는 쪽으로 기우는 것이 유혹일 것이다.

그럼 만약 글을 쓰지 않는 쪽을 더 건설적이고 좋은 것으로 규정한다면? 이 경우엔 글을 쓰는 쪽이 유혹일 것이다.

그렇다면 건설적이고 좋다는 것의 의미는 또 무엇인가?

이것을 사람의 관계에 적용해 보자. 특히 이성관계.

내가 A라는 남자와 사귀고 있는데 B라는 사람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B도 내가 싫지 않은 것 같다. B는 엄청난 남성적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A대신 B라는 사람과 내가 인연이 되어 사귀게 되어도 B는 나를 끝까지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사실 B가 감당이 안 된다. 그럴 때 나는 남자친구가 있는 나에게 자꾸 어필하려는 B에게

“이 플러팅을 멈춰 주세요!”

라거나

“뺏지마, 뺏지마!!”

하며 저항할 것이다.

하지만 금지된 것은 더욱 사람을 안달나게 하므로 B는 결국 나를 유혹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 B는 내가 B를 좋아하게 된 즉시 마음이 식을 것이다. 나는 A에게 너무 미안하다. 유혹에 굴복하고 말았으니까. 이 경우에도 그렇다. 그러면 A가 B보다 더 건설적이고 좋은 사람이라서 B가 나에게 어필하려 한 것은 유혹이라고 하는 것인가? 만약 나의 남자친구인 A보다 남성적 매력이 덜 한 C라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여 다가오는 것은 유혹인가? 그런 경우에는 유혹이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는 것 같다. 이 경우엔 맞는 단어를 잘 모르겠지만 유혹이라는 단어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봤다. 나쁜 사람이 아닌데도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는데 유혹하는 일 말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가 쌓여서 초콜릿을 4쪽이나 먹었다. 이 경우, 초콜렛을 먹는 쪽이 유혹이겠지?

초콜릿의 특성에서 보듯 유혹은 달콤하다. 그러나 먹고 나면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 함정은 이런 저런 유혹에 저항 하다보면 퍽퍽하고 딱딱하며 고지식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혹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무언가를 지키려고 하는 것은 금기를 만들고 금기는 유혹을 가져올 수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는 유혹에 사실 좀 강경하게 대응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유혹이 지나갈 때까지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으며 조용히 기다리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유혹이 지나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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