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에 글을 쓰니 너무 내용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브런치로 바꿔서 써본다. 작가라면 죽을 때까지 매일매일 쓰는 작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적정 시간은 4시간 정도인 것 같다. 역시 형식이 내용을 좌우한다. 브런치에 쓰니 고요해지고 내용도 좀 더 다듬어 지는 것 같다. 글을 쓰는 초반에는 쓸거리가 많이 떠올랐는데 쓰다보니 쓸거리가 줄어드는게 사실이다. 독서를 좀 더 많이 해볼까? 견문을 좀 더 넓혀 볼까? 등등의 생각이 든다. 브런치에 올린 글이 60개 정도나 된다. 지금 포기하긴 너무 늦었다. 나는 끝까지 해 낼 것이다.
글을 쓰는 초기에는 1시간 앉아있는 것도 힘들더니 이제 4시간 정도는 앉아서 쓸 수 있게 됐다.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비록 소재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건 또 채워주면 되는 거고.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을 보니 글쓰기에 대한 내 마음이 더 커졌다. 글쓰기 만큼은 정말 잘 하고 싶다. 내가 도전하기 힘든 분야가 한 두개가 아니다. 나는 장편 소설을 쓰지 못한다. 그런데 또 아나?내가 장편 소설을 쓰는 날이 올지. 정말로.
한글처럼 분량에 제한이 없으니 더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한글에 쓰면 한장을 다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커진다.
음악으로 부터 영감을 얻고 싶을 때 나는 이찬혁의 멸종위기사랑무대를 본다. 2025년 9월 5일의 무대다. 얼마전에 말도 안되는 경험을 했다. 나는 원래 A라는 사람을 좋아했었는데 거의 만인의 연인인 B라는 사람이 좋아져서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부르다가 좋아하는 사람이 A로 다시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원래 사랑이 옮아가면 좀 처럼 되돌아 오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명히 나의 사랑이 B로 옮아갔었는데도 A로 다시 돌아왔다. 의외의 경험이었다. B가 좋아졌던 시기에 노래 멸종위기사랑이 나왔다. 실제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나는 멸종위기사랑 가사가 내 이야기 인 줄 알았다. 한마디로 사랑의 종말론이 다시 사랑해 정말로가 되었다. 그래도 멸종위기사랑은 여전히 내 1순위이다.
분량에 제한이 없으니 글쓰기가 더 좋아졌다. +생각에서 -생각으로 전환하기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나는 한 번 해본다.
'오늘 아버지가 가스렌지를 반나절을 켜놔서 가스렌지가 고장이 났다. 전에 있던 빌트인 가스레인지가 문제 끝에 고장나서 새걸로 바꾼지 몇 달 안됐는데. 너무 속상하다. 또 새로 사야하나? '
'오늘 아버지가 가스렌지를 반나절을 켜놔서 가스렌지가 고장이 났다. 그래도 불이라도 났으면 큰 일 날 뻔했는데 가스렌지만 고장나서 그나마 다행이다. 고쳐보고 쓰다가 안되면 새걸로 바꾸면 된다. 이왕고장난거 곱씹지 말자.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을 세며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말이 쉽지 전자의 속상하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럴때는 글쓰기로 돌아와야 한다. 가스렌지는 고장났을 지언정 글은 잘 써질 테니까 말이다. 와, 9시부터 쓰니까 너무 좋고 브런치스토리로 옮겨와서 쓰니까 너무 좋다.
저번에 이런 말을 했었다. 작가는 글쓰는거 빼고 모든 것이 너무 어려운 사람이라고. 글을 쓸 수 있는 대가로 신에게 인생을 빼앗기는 사람이라고. (어쩌면 연예인도 비슷한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빼기) 나는 지금 글을 쓰는 것이 매우 잘 써지고 행복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글을 쓰고 생활도 그럭저럭 꾸려 진다면 나는 대 만족일 것이다. 지금 이 상태대로라면 좀 있으면 하루 종일 글을 쓸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쓸 수 있는 엉덩이의 시간이 1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어난 것도 좋은 일인데. 지금으로선 하루에 4시간 동안 글쓰기가 좋은 것 같다. 오늘은 황금같은 금요일이고 휴일이 이틀이나 더 남았다. 더욱이, 10월에는 엄청난 휴가 일정이 잡혀있다. 이 에세이로 돈을 많이 벌면 희경이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랑 같이 글을 썼으면 좋겠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이다. 글이 술술 풀린다. 인생이 술술풀리는 것 까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계속 이렇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왠지 10장 정도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에너지를 아껴야 하기 때문에 무리 하진않느다. 오늘 잘 써지니 많이 써봐야 겠다.
짚신도 짝이있다는 말이 있다. 꼭 자기 짝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찾았다. 적극적인 행동을 안하고 소극적인 행동만 하고 있다.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는다. 꽃신도 짝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 짝없는 꽃신보다 한 켤레의 짚신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이 글의 여정도 10월 26일이면 끝이 날 것이다. 이런 글을 100개는 써야 그 중에서 추려서 한 권의 책이 될 것 같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운동이 안돼면 산책이라도 하려고 노력해야겠다. 오늘 왜 이렇게 글이 술술 나오지? 저녁을 먹고 나서 바로(바로는 아니다 인터넷 검색도 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렸더랬다)글을 쓰기 시작하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완전 글쓰기 모드다. 이 에너지를 10월 26일까지 가져가서 어디서든 꼭 출간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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