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책으로 떼우는 사람
오늘은 지난 일주일치 쓴 글들을 발행하는 날이다. 어제는 요술 처럼 글이 잘 써졌더랬다.
오늘도 어제 처럼 잘 써졌으면. 내가 나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생각을 한 번 해봤다. 자기객관화라고 하는데. 한 번해봤다.
그래, 남들이 보는 나는 어떠어떻다고 치자.
중요한 것은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어떠한가? 내가 생각하는 나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거다.
나의 장점은?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다. 그래서 매우 꿋꿋하다. 지나칠 정도로. 내가 세운 목표가 언젠가는 꼭 이루어 질 거라고 믿고 있다.
이런 나의 특성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피드백도 많이 받아봤다.
너만 특별한 사람인 거 같냐, 작가는 돈을 밝히면 안된다, 심지어는 글을 쓰는 것 자체로도 비난을 받아봤다. 우리 집의 사정과 내 생각을 솔직히 말했을 때 비아냥과 비웃음을 산 적도 있다.
그런 반응을 보면 그 순간은 잠깐 속이 상하지만 그런 말들은 나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나를 잘 알고 하는 비판도 아니고 그건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생각일 뿐이기 때문이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 나는 사랑하는 나의 여동생 희경이과 우리 어머니,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몇몇 사람 덕에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그 사람들을 위해 나를 아낌없이 쓰리라.
또 나의 장점은 다른 사람을 사랑까지는 못하더라도 이해는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와 친분이 잠깐 있으셨던 분의 싸이월드 프로필을 봤더랬다. 거기에 이렇게 적혀있었다.
'사랑은 느낌이고 우정은 이해다.'
그 뜻을 아직도 100%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략은 알겠다. 나에게 저 말은 생텍쥐페리의 '완벽함은 더는 추가할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는 뺄 게 없을 때 이루어진다'라는 말처럼 완벽하지만, 이해가 불가능한 영역이다. 사랑은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고 우정이라는 게 이해로부터 나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저 말은 이성을 대할때는 느낌이 중요하고 동성을 대할 때는 이해가 중요하다는 단편적인 의미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내가 생각할 때 작가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책을 만들고 그 책을 세상에 던짐으로서 자신 혹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모든 과업-이를 테면 세상과 관계 맺기같은-을 끝내는 사람이다. 그 다음은 알아서 되겠지. 나는 괴테가 한 명언 '세상에서 벗어나는 가장 틀림없는 방법은 예술을 통하는 것이며, 세상과 이어지는 것 또한 예술을 통해서 가장 확실하게 이루어진다.' 를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나는 예술을 통한 세상과의 관계맺기의 신봉자이다. 내 책을 통해 누군가가 세상과 관계맺기를 잘 하고 있다면 그것 만큼 뿌듯한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세상에서 잘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다. 장점이 길었다. 단점으로 가보자.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을 절대로 멈추지 못하는 것이 나의 큰 단점이다. 불안과 걱정을 일으키는 상황이 다 끝나야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을 비로서 멈춘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모든 걱정되고 불안해하는 상황은 영원하지 않다. 어떻게 되든 끝은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계속 걱정이 되고 불안해 힘들다면 이 말을 되뇌어 보자.
'모든 것에 끝은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불안해하기보다 딱히 별게 아니더라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차례대로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뜻밖에 생각지 않은 곳에 닿을 수도 있다.(오히려 좋아!) 나쁜 일이 겹쳐서 절망스러움에 힘낼 기운조차 나지 않을 때는 인생이란 망망대해에서 헤메고 있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나는 글을 쓸 때 어떤 것을 끝까지 파고들어 거기에 맞는 언어를 찾아내는 것 자체에 약하다. 재빠르게 쉽고 빠른 결론을 내버려 그것을 빨리 써 버리려고 한다. 이 점은 고쳐야 할 점이다. 나는 내 책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장점은 키우고 단점은 보완해서 좋은 책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