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재특회(재일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 모임)의 시위를 막기 위해 도로 위에 드러눕는다. 경찰에 의해 끌려 나오면서도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집으로 썩 꺼지라고,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말라고 소리친다. 오토코구미(남자조직)의 대장 다카하시의 모습이다. 이들은 헤이트 스피치를 저지하기 위해 폭력도 불사한다. 혐오발언을 주도하는 재특회 회장 사쿠라이 마코토를 때려잡으려고 경찰 저지선을 뚫고 들어갔다가 체포된 전적도 있다. 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순수하고, 평화롭고, 점잖아야 한다는 편견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
오토코구미의 폭력은 오직 헤이트 스피치에 반대하기 위해서만 사용된다. 하지만 폭력은 실정법에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둘 다 똑같다는 식의 야유나 비난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차별 발언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다카하시는 재일 한국인 대신 욕을 먹으면서 자신을 향한 욕은 같은 일본인을 향한 것이기 때문에 차별 발언이 성립되지 않는다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한다. 그는 우익이지만 차별 앞에 좌우는 없다며 재특회의 시위를 막기 위해 거리로 나선 전직 야쿠자다.
물론 카운터스에는 물리력을 사용하는 오토코구미만 있는 건 아니다. 재특회의 혐오 낙서를 지우기 위한 모임도 있고, 헤이트 스피치에 반대하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만드는 모임이 있고, 그 사람들은 만화가, 변호사,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차별에 반대한다. 운동은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이일하, <카운터스>, 21세기북스, 2016
+ 참고자료
<MBC스페셜 - 일본의 다른 얼굴, 카운터스>, 2016.02.29, 3.1절 특집
<그것이 알고 싶다 - 누가 김태희를 쫓아냈는가?>, 2012.03.10, 839회
<PD 수첩 - 혐한, 일본은 무엇을 노리나>, 2014.01.28, 983회
<현장 21-누가 혐한에 맞서나>, 2013.08.20, 115회
야스다 고이치, <거리로 나온 넷우익-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후마니타스, 2013
이동우, <노후 대책 없다>,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