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백인경, 『서울 오면 연락해』, 꿈공장, 2018
“‘등단’은 심사위원의 취항이며 제도일 뿐이다. 좋은 작가를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나의 꿈은 ‘정식 시인’이 아닌 ‘좋은 시인’입니다.”라는 시인의 말. 좋은 시는 무엇인가.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없는 등단제도는 무슨 쓸모인가. 라는 물음이 남는다. 작가는 독립 출판에서 대안을 찾는다. 텀블벅으로 출판 시 후원금을 먼저 받아 책을 내기에 작가는 자본금과 재고에 대한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후원자 입장에서는 작가의 신념과 가치를 지지함을 표현하고, 창작물을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문학의 다양성과 독자의 취향을 반영하는 문학들의 출현 가능성을 기대한다.
2. 가와무라 켄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오퍼스프레스, 2014
죽음을 통한 삶의 성찰. 뻔한 내용이지만 묘하게 빠져드는 맛이 있다. 고양이는 사라지면 안 된다.
3. 이다혜,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위즈덤하우스, 2018
"특히 최근 이슈가 되는 '혐오표현'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이해하는 필자는 거의 없다. 이럴 때 편집자는 혐오표현을 그대로 노출한 책을 세상에 내보낼지의 여부로 갈등하게 되는데, 혐오가 심한 저자일수록 본인의 올바름을 과신하는 신기한 현상도 자주 보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해서 좋은 학위가 있다고 타인의 전문분야에 대한 존중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p.167)
"혼자만 아는 세계에 있는 듯 독자를 배려하지 않은 글쓰기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만큼이나 간단하지 않은 내용을 간단하게 '오역'하는 글쓰기도 주의해야 한다. // 어떤 글은 역량껏 덤벼들어 읽는 독자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과학과 수학 문제를 풀 때만이 아니라, 문장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꿰는 데 그만큼에 노력이 필요한 때가 있다. 어렵기만 하고 재미없는 글 역시 필요할 때가 있다."(p.171)
4. 김동식, 『회색인간』, 요다, 2017
김동식 작가는 노동자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1년 6개월간 약 300여 편의 단편을 썼다. 그의 글은 속도감이 있다. 분량이 짧기도 하지만 글의 서두부터 사건이 시작되고 서술보다는 빠른 서사 전개가 중심이다. 긴 호흡의 글, 분량이 긴 글에 익숙치 않은 네티즌들을 상대로 한 글이라 그렇지 않나 싶다. 문단 밖의 비작가가 대중과의 소통, 요구를 통해 작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문학의 변화 가능성, 혹은 이미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이젠 문단이 선택하고, 평론가들이 추천하지 않아도 독자들 스스로 좋은 글과 작가를 판단한다. 그의 소설집 1권 회색인간은 4만 부, 2~3권은 8천 부, 4~5권은 4천 부가 팔렸다고 한다.
5. 이슬아,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문학동네, 2018
픽션과 논픽션, 문학과 비문학, 글과 그림 사이를 묘하게 넘나드는 책. 최근 독립출판한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독립서점을 통해 구매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한 달만에 4쇄를 돌파했다. 상업 출판사에서 구할 수 없는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달리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는 책도 하나의 상품이기에 상업적 성과를 거둬야 한다. 동시에 문학의 공공성을 고민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문학동네는 발 빠른 대응을 보인다. 상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겸비한 책이라 본다. 근데 알라딘 배송할 때 모서리 안 찍히게 좀...
6. 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 돌베개, 2017
구매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나 책세상문고 고전의 세계를 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