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화가 길어지면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다른 사람이 보낸 카톡에 답장을 하곤 했습니다. 물론 매번 그랬던 건 아니지만 통화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통화는 입으로 하는 거니깐 동시에 눈과 머리로는 다른 걸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요. 통화를 하는 상대에게도 예의가 아닌 행동입니다. 잠깐 급한 일이 있을 수야 있겠지만 습관이 된 건 문제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습니다. 일상을 나누고 감정을 공유하는 걸 쓸모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단지 이야기하기 위해 이야기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통화를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소모적인 시간으로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아까웠고 그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하자, 내가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통화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하면서 몰아붙였습니다.
사람에게도 집중하지 못하고 일에도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시간을 날린 건 순간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당장 성과 내야 한다, 할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저를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긴장과 불안을 내려놓고 지금에 집중해보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