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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에디터 에디 Jul 27. 2018

스타벅스의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센스있는 스타벅스 부천점 직원분들을 칭찬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최고의 피서지 중 하나인 스타벅스
부천스타벅스에서 생긴일


얼마전 빌린 책을 다시 돌려드리고자 브런치작가 '염키'님과 부천역에서 만났다. 그 날은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걸어만 다녀도 땀이 쏟아지는 하루였고 우리는 더운 날씨에 점심메뉴를 무조건 시원한 냉면으로 선택했다. 그 날 우리에게 냉면 이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ㅋㅋㅋ) 그리고  우리는 식사 후에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마케팅과 브랜딩 이야기를 할 계획이였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설마 우리가 가는 스타벅스에 에어컨이 고장났을 것이라곤..


실제로 고장나 버린 부천점에 스타벅스 에어컨
짜란- 에어컨 사망
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더운 날씨에 힘든 건 사람뿐만이 아니였나보다..

우리가 에어컨이 고장난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스타벅스 사이렌오더로 주문을 마친 후였고, 매장 입구에 에어컨이 고장나서 매장 내부가 덥다는 것을 미리 공지했지만, 우리는 공지문을 보지 못했고 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공지문을 보지 못한 100% 우리의 잘못이였다. 그래도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함께한다면 에어컨없이도 견딜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가지고 커피를 기다렸다.


물 한잔의 센스는 타고나는 것일까?
얼음물 한 잔으로 지킨 스타벅스의 브랜딩

에어컨이 고장난 2층에서 커피를 기다리니 곧 1층 카운터로 받으러 오라는 알림을 받았다. 사막에 오아시스가 간절하듯, 나도 아메리카노 한 잔이 간절했다. 호다닥 1층으로 내려가 주문한 커피를 받아서 올라가려는데, 직원분께서 잠시만요!라고 하시곤 나를 불렀다. 그리고..

'2층 많이 더우시죠? 괜찮으세요?'
'제가 시원한 얼음물 챙겨드릴게요!'

스타벅스직원분과 나 사이에 상황에서 내가 받을 '얼음물'은 없었다. 내가 받을 것은 단지 주문한 '아메리카노 2잔' 뿐이였고 스타벅스직원분께서 주신 얼음물 한 잔은 에어컨이 고장난 2층에서 있는 고객에 대한 배려이자 센스였다.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에서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일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사람에 상황에 대한 생각과 배려가 깊다. 따라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택배를 보낼 때 받는 사람이 뜯기 쉽게 테이프 끝을 살짝 접어 놓는다던가 메일을 보낼 때 상대가 외근근무가 많아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확인하는 사람이라면 확인하기 쉽게 파일을 PDF로 변환해서 보낸다던가 하는 '센스'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또는 에어컨이 고장나 더운 2층에 있는 고객에게 시원한 얼음물을 같이 챙겨서 주는 사람들. '일 잘하는 사람' 이자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

 

센스있는 대처와 브랜드경험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무더위를 피하고자 했던 나의 바램은 에어컨 고장과 함께 이루어지지 못했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에 조금 불만이 생길 법도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부천점 직원분의 센스있는 얼음물 한 잔이 나를 스타벅스에 더 큰 '팬'으로 만들었다. 마케터의 일 저자 배달의민족 장인성 이사님도 스타벅스의 '팬'인데 스타벅스의 팬이 된 계기가 있다. 어느 날 참가한 마라톤 경기에서 트랙중간에 스타벅스 크루들이 나와 힘내세요!라는 응원과 함께 시원한 커피 한 잔과 미소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한 적이 있었는데 그 마라톤에서의 브랜드 경험이 장이사님을 스타벅스의 팬으로 만들었다고 책에서 이야기 한다. 브랜드는 경험이다. 스타벅스에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브랜드의 경험일까? 절대 아니다. 스타벅스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브랜드 경험이다. 브랜드라는 것은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는데 브랜드라는 이름 아래에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포함이 된다는 사실을 외식업경영자분들은 잊지 않기를 바란다.


스타벅스 경영자 하워드 슐츠의 경영철학
스타벅스직원의 센스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나에게 얼음물 한 잔을 선물했던 직원분의 센스는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물론 타고난 센스를 가진 직원분일 수도 있겠지만!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이 직원들의 센스를 만든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

스타벅스에는 다른 카페와 다르게 없는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진동벨'이다. 진동벨은 여러모로 편리하고 합리적이다. 고객은 쉽게 자신의 음료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직원도 쉽게 음료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진동벨시스템이 없어서 고객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바리스타가 직접 불러준다. 진동벨이 없는 이유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고객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치며 응대하는 것이 경영 철학"이라며 "진동벨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음료를 나눠주는 방식 보다는 음료를 기다리는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서 나는 센스있는 행동은 상대방에 대한 깊은 생각과 배려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기계적인 방식이 아닌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중요시하는 스타벅스의 경영철학이 고객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직원의 센스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으면 좋다고 이야기하자.


우리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쉽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좋은 서비스에 대한 칭찬과 이야기는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은 불만에 익숙하고 칭찬에 인색하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가게의 좋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가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볍게 건낸 '감사합니다.' 한 마디가 다른 누군가에게 하루에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나도 예전에 서비스직에 근무하면서 고객님께 받았던 칭찬 한 마디가 너무너무 바쁜 그 날 하루에 정말 큰 힘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좋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주었으면 좋겠다. 만약 좋은 서비스를 받고 당연한 일 인 것 처럼 지나쳤다면? 오늘 당신은 인생에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큰 기회를 놓친 것이다.


그럼 이만 스타벅스 부천점 칭찬카드 쓰러 다녀오겠습니다.


이 후 칭찬카드에 대한 스타벅스의 공식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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