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에게 필요한 힘은 돈키호테력이다.
준식님이 들려주신 재미있는 빨간클립 이야기
얼마전 청담동에서 함께 배달의민족 덕질(?)을 하는 준식님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준식님이 빨간 클립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책으로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인데 저는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뭔가 나만 손해본 느낌?) 그래서 이번 브런치글은 저와 같이 빨간 클립 이야기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씁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여러분 빨간 클립 하나의 가치가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클립 하나의 가치가 얼마라고 생각하시나요? 캐나다의 25살 백수 청년이였던 카일 맥도날드는 비거 앤 베터(Bigger & Better) : 더 크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꾸기’ 놀이를 계획합니다. 이 계획은 정말 간단합니다. 빨간 클립과 다른 물건을 교환하고 교환한 물건보다 더 좋은 물건을 계속해서 바꿔나가는 계획입니다. 맥도날드는 이 거래의 과정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렸고 맥도날드의 엉뚱하지만 재밌는 빨간 클립 한 개 프로젝트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했던 전 세계의 네티즌들은 그의 블로그와 교환일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결국 1년의 교환과정 끝에 캐나다의 백수였던 맥도날드는 2층 집을 얻게 됩니다.
나에게는 쓰레기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에겐 보물이 될 수 있다.
물건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 걸까요? 우리나라의 속담에 '개똥도 약에 쓰려니 없다.'라는 속담처럼 내가 가진 물건이 나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물건일 수 있습니다. 빨간 클립 한 개 프로젝트의 가장 큰 교훈중 하나는 바로 물건의 가치는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상대적인 가치를 가진다 라는 것입니다.
마케터의 눈으로 보는
'빨간 클립 1개의 가치
따라서 마케터라면 우리 회사의 제품이 가장 필요하고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고객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타겟설정의 단계입니다. 두 번째로 프로모션 혹은 이벤트를 기획할 때도 위에서 이야기한 '제품이 가장 필요하고 가치있게 사용될 수 있는 장소'를 고민하셔야합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에서 진행하는 '휴먼레이스'는 나이키의 런닝화 제품이 가장 필요한 러너들에게 가장 필요한 신발과 달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행사에 러너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스포츠음료 마케터라면 나이키와 협업을 통해 마라톤 라인 중간에 오아시스처럼 스포츠음료 캠페인 부스를 만드는 것도 상대적인 가치를 생각한 좋은 마케팅 캠페인입니다. 마케터라면 물건의 상대적인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일 맥도날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 재미와 엉뚱함
단순히 물건에 대한 상대적인 가치를 이해한다고 해서 카일 맥도날드가 집까지 얻을 수 있었을까? 맥도날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바로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여 '이슈'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등 SNS가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도날드의 블로그 방문자수는 약 400만명이 넘었고 그 의 이야기는 뉴스에도 보도가 되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쉽게 재미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당신이 마케터라면 사람들에게 재미와 행복을 선물해라. 당신의 브랜드가 재미있고 고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면 고객들 스스로 당신의 브랜드를 광고해 줄 것이다.
결국 마케터에게 필요한 힘은
엉뚱한 재미의 돈키호테력
좋아하는 저자 박웅현CD님의 '안녕 돈키호테' 책에서 우리는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돈키호테와 같은 생각을 가진 샤르뎅,프루스트,로렌스,구본창 사진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빨간 클립 한 개로 집 한 채를 장만한 맥도날드처럼 사소함에서 위대함을 찾아내는 사람들.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하는 돈키호테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현재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마케터들의 전쟁터이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좀 더 엉뚱해지고, 좀 더 재밌어지자. 인생에서 한 번쯤은 엉뚱한 돈키호테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치슐랭가이드 한 권이 어디까지 갈까?
배달의 민족에서 치슐랭가이드 6권을 선물받았다. 마침 친한 동생이 포카리스웨트 보틀을 무료로 나눔한다고 페이스북에서 이야기하길래, 치슐랭가이드 한 권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마음씨 좋은 동생은 쿨하게 교환을 받아주었고 오늘 바꿨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내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치슐랭가이드
교환문의가 들어왔다!
나도 이 엉뚱한 장난이 어디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미래에 브랜드마케터가 된다면 꼭 한 번 이 주제로 프로모션을 진행해보고 싶다. (우리 브랜드 제품과 물물교환하실 분~) 경험자산에 하나 더 추가해야지.
글을 마치며.
작은 클립 하나가 큰 집이 될 수 있다. 이 글의 마지막에는 '자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자존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부디 본인을 작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두 미래에 큰 집이 될 가능성을가진 작은 클립들이다. 박웅현CD님의 책 돈키호테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권 더 이야기하자면, 여덟단어라는 책에서 박웅현CD님은 아이를 키우는 팀원에게 한 가지 질문을 받는다. '팀장님 아이가 미래에 행복해지려면 어떤걸 가르쳐줘야 할까요?' 이 때 박웅현CD님의 대답은 바로 '자존'이였다. 인생에 어떤 힘든 순간에도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작은 클립 하나인 우리가 큰 집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