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공유주방 만들기 -5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한 사람에게는 단지 조그만 한 발짝에 불과하지만
전 인류에게는 하나의 큰 도약이다.
-닐 암스트롱-
-닐 암스
Prologue
조그만 한 발짝은
큰 도약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은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로 프롤로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지난 번 위쿡레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54 창백한 푸른 점을 위하여 편의 프롤로그와 마찬가지로 이번 위쿡레터도 우주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네, 이쯤에서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위쿡레터를 쓰는 저는 우주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우주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한 가지를 꼽자면, 우주를 보면 스스로 <겸손>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겸손에 대한 오랜 수업이다.>라는 명언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겸손은 우리 삶의 중요한 덕목이자 삶의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중국 대륙을 점령했던 징키스칸도, 과거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를 정복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우주에서 바라본다면 먼지보다 작은 존재입니다. 여담이지만 저도 매사에 겸손하려는 삶의 태도를 가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럴 때 마다 저는 넷플릭스에 들어가 <우주 다큐멘터리>를 검색 한답니다. 여러분도 겸손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을 때, 조금 멀리떨어진 우주의 관점에서 지구에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ㅎㅎ
본론으로 돌아와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은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단지 조그만 한 발짝에 불과하지만 전 인류에게는 하나의 큰 도약이다.> 이 말에서 제가 집중하고 싶은 포인트는 <하나의 큰 도약>이 아닌, 뒤에 숨겨진 <조그만 한 발짝>입니다. 저 조그만 한 발짝을 만들기 위해 지구에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요. 그리고 저 조그만 한 발짝은 우리 인류를 본격적인 과학기술의 시대로 접어들게 만들었습니다. 아폴로 계획을 통해 컴퓨터, 레이저, 형상기억합금 의류 등이 개발되어 그 기술이 일상재에도 적용되면서 20세기 과학문명 발달의 기폭제가 되었으니까요.
조금은(...) 거창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겐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 숨김 없이 말씀드리자면
지난 주 F&B 시장에서, 공유주방 위쿡도 아주 조그만 한 발짝을 내딛었습니다.
Chapter 1
'공유'주제로
첫 규제개혁 이끈 위쿡
만 3년이 넘는 노력 끝에 심플프로젝트컴퍼니가 규제 완화라는 결실을 얻게 되었습니다.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스타트업과의 동행-O2O 규제 개선 아이디어, 스타트업에게 찾는다’ 토론회에서 주무부처인 식약처에 관계 법령 재검토 약속을 받았습니다. 최근 공유경제 스타트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처럼 ‘통 큰’ 규제 완화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많은 단계들이 남아있지만 '1주방 1사업자' 규제 완화로 주방 하나를 여러 사업자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그리고 '규제 샌드박스' 시범운영 등을 통해 개선 방안과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인데요. (*규제 샌드박스란, 기존 규제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시도가 가능하도록 일정 조건(시간·장소·규모)에서 규제의 일부 면제·유예 등을 통해 테스트를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이제 F&B 사업은 공간 기준이 아니라 사람 기준으로 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될 예정입니다.
사업자등록에 대한 규제 이외에도 이번 토론회에서 위쿡은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은 공유주방에서 만든 제품은 현재 최종 소비자에게만 판매/배송 가능하고, 다른 사업체에 납품을 할 수는 없는 상태다. 지역 기반 생산/판매 거점이 될 수 있는 공유주방의 순기능을 위해 B2C 뿐만 아니라 B2B 거래가 가능하도록 유통 활로를 열어줬으면 한다"는 제안을 했는데요.
한상배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책국 국장은 “핵심은 '식품 안전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이다. 향후 이 부분 집중 검토를 진행한 뒤, B2B 유통판매 허가에 대한 규제완화 또한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것“이라는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규제는 이제 없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요.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시설에서 만든 식품을 최종 소비자에게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법령은 지금처럼 냉장/냉동 물류와 배송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때에 생긴 기준이라는 의견들이 많았죠. 즉판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 것도 불과 2년 전에 규제가 해결 되었던 거고요.)
정리하자면 두 가지입니다.
1. 하나의 공유주방에 여러 사업자를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2. 즉석판매제조가공업 허가 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B2B로 유통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한다.
(규제 샌드박스 등의 제도를 통해)
프롤로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위쿡은 F&B 시장에 조그만 한 발짝을 내딛었습니다.
위쿡의 조그만 한 발짝이 F&B 시장과 푸드메이커분들에게 큰 도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hapter 2
도약을 꿈꾸며
조그만 한 발짝이 가져올 F&B 생태계의 변화는 상상만 해도 짜릿(!)합니다.
앞으로 식품/외식업에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질까요.
개성있는 '스페셜티 푸드'의 증가
공간을 빌리고 주방설비를 갖추기 위한 초기투자비용 없이 누구나 공유주방에서 F&B 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할 수 있다면,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만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겠죠. 두려움이 줄어들면, 반대로 도전은 늘어날 것입니다. 또 '린(Lean)'한 방식으로 음식을 출시하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변형해 나가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런 도전들이 모여서 결과적으로 '소량이지만 고품질로 생산되는' 음식, 스페셜티 푸드가 늘어나지 않을까요. 소량생산 되지만 퀄리티가 좋은, 다양한 상품들이 공유주방과 푸드메이커의 손에서 탄생할 것을 생각하니, 음식을 사랑하는 저는 진심으로 설렙니다.
서울의 '키친 클로징족', '로커보어'들을 위한 공유주방
'키친 클로징족'을 들어보셨나요? 최근 한 기사에서 언급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인데요. 한 마디로 가정에서 주방을 사용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어 결국 주방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주방 폐업'을 선언하는 주부들도 늘어나고, 사용하더라도 간단한 조리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머무는 시간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흐름은 배달음식 시장과 온라인 식품 시장이 급성장 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집 안의 주방을 쓰지 않는 대신, 편리하게 바깥 주방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나 식품을 사먹기 때문입니다.
공유주방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이 다양해질수록, 키친 클로징족들의 니즈에 맞는 음식들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결국 공유주방이 집 안의 주방 역할을 대신하게 되는 거죠!
여기에 '로커보어'가 만나면 어떨까요. '로커보어(Local + vore)'는 운반거리를 줄여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음식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말합니다.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덤이고요. 만약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 기반 B2B 유통이 가능해진다면, 공유주방은 서울의 로커보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배송하는 거점이 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유주방
이렇게 공유주방이 사람 중심의 음식 생산 플랫폼이 되면,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의 거리도 좁히게 될 겁니다. 그 순간 위쿡이 만들고자 하는 '사람 중심의 F&B 생태계'는 단지 생산자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만이 아니겠죠?
Chapter 3
사람 중심의
위쿡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F&B 생태계가 공간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변화된다면 기존의 외식업 교육, 창업아카데미들의 교육커리큘럼은 변하는 시장에 맞춰 달라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위쿡의 인큐베이팅프로그램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요? 위쿡 인큐베이팅 센터를 담당하는 이산호 (부대표님이란 호칭보다 쉐프님이란 호칭이 아직은 더 익숙한) 부대표님의 인터뷰를 통해 함께 알아보시죠!
Q1. 다른 회사와 위쿡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다른 회사와 차별화 될 수 있는 부분이 인큐베이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공유주방에 들어와서 본인이 생각하고 있거나 고민하는 부분들을 먼저 이야기하면 위쿡에 각 파트별로 매니저들이 있습니다. 요리나 전반적인 트렌드나 (부대표님이) 음식을 하면서, 힐링셰프 커뮤니티를 하면서 했던 경험들을 풀어주는 거고 브랜딩이 필요하다, 마케팅이 필요하다 혹은 메뉴 사진이 필요하다 하면 이런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위쿡에 있어요. 그러니까 각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 대해서 상담을 해주고 솔루션을 제안해주고 이런 시스템이 있는 것들이 참 좋았습니다.
외식창업, 식품창업을 준비했을 때 혼자 정보를 찾아다니고 혼자 고민을 하는 초기 창업자분들이 많습니다. WECOOK의 이름처럼 앞으로 우리 같이 갑시다.
Q2. 이산호 부대표가 이끄는 인큐베이팅이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은 창업에 생각이 있거나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모든 것들이 열려있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열정이고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시행착오를 좀 줄일 수 있어요. 이론적인 부분도 있고 직접 만들어 보고, 경험도 해보고, 맛도 보고 음식을 만들고 불특정 다수에게 평가 받아 보고 주관적이지 않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아보기 위한 과정들을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의견을 함께 공유하면서 교육하면서 푸드메이커분들과 같이 사람중심의 인큐베이팅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유주방이 꿈꾸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F&B 시장의 미래처럼
위쿡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의 키워드도 결국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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