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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ug 15. 2016

멸치 액젓은 맛난 조미료다

"조미료"란 단어를 만나게 되면 바로 MSG을 떠올린다. 아님 '우리 집은 조미료 안 써요'같은 문구를 떠올리기도 한다. 조미료는 말 그대로 맛을 내는 물질을 말한다. MSG는 조미료의 일종이지만 조미를 내는 대표 물질이기도 하다. MSG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만들고 난 잔여물을 미생물 발효를 통해 글루탐산을 만든다. 미생물 발효를 통해 만든 글루탐산은 물에 녹지 않아서 한 단계 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산화나트륨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글루탐산나트륨으로 변형을 시킨다. 글루탐산에 한 개의 나트륨 분자가 있다 해서 모노소듐글루탐산, 우리가 익히 아는 약자로 MSG다. 

미원이나 미풍, 아지노모토 등이 MSG로 만든 대표적인 조미료다. 이런 조미료도 식당이나 식품공장에서 사용하는 것들과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것은 성분 차이가 있다. 가정용에는 헥산이 5%가 들어가 있지만 식당용에는 헥산이 빠져있다. 대용량에서는 일반적인 맛만 내면 되지만 가정용에서는 좀 더 세밀한 맛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SG에 핵산계 감칠맛을 더하면 맛의 증폭 작용이 일어난다. 그래서 맛있는 맛을 위해 가정용에 핵산이 들어간다. 


멸치액젓은 글루탐산과 핵산이 풍부한 조미료다. 간장과 같이 사용하거나 아님 혼자 사용해도 맛을 충분히 내는 조미료다. 우리 식문화에서는 김치에만 주로 사용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훌륭한 소스로 다양하게 사용을 하고 있다. 일례로 쌀국수를 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소고기 양지를 끓여 국물을 내고 향신료에 피시소스로 국수장국을 만든다. 피시소스는 별다른 것이 아니라 멸치에 소금을 넣고 장기간 숙성시킨 것이다. 우리네 멸치 액젓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앤초비도 마찬가지다. 

열무국수 국물, 고깃국물, 그리고 멸치액젓으로 만든 국수장국이다. 김치의 새콤함과 고깃국물과 멸치액젓의 감칠맛의 어울림이 좋다. 보통 멸치를 볶고 끓여 육수를 냈었지만 멸치액젓으로 대신하지 간편하면서도 국물의 깊이가 한층 깊어졌다. 


국, 찌개, 볶음할 때 살짝 넣으면 맛의 깊이가 달라진다. 라면에 한 방울 넣으면 감칠맛이 폭발한다. 멸치액젓은 김치 담글 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에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소스다. 다만 우리가 사용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요리할 때 멸치액젓을 조금씩 쓰다 보면 MSG 없어도 요리가 맛이 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멸치액젓은 맛을 잘 내는 훌륭한 조미료다.


중앙일보 12번째 기사이면서 마지막 기사다.


http://news.joins.com/article/20414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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