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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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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Oct 11. 2016

과메기

과메기를 만드는 작업은 포항과 경주 감포를 잇는 옛 7번 국도에 북서풍이 불 때 시작한다. 북서풍은 겨울에 부는 바람, 멀리 시베리아에서 찬바람을 품고 내려와 겨울이 시작됨을 알린다. 과메기는 평균 온도가 10℃가 되어야 꽁치나 청어의 풍부한 지방 성분이 상하지 않고 제대로 마르기 때문이다.

1980~90년대만 하더라도과 메기는 경북 해안가 지방 음식이었다. 바닷가 포구에서 차고 넘치는 생선을 보관하는 방법 중 흔히 택하는 방법이 건조다. 멸치가 많이 잡히는 곳은 멸치를, 오징어가 잡히는 곳은 오징어를 말리듯, 청어와 풍부하게 잡혔던 동해 남부 바다에서는 청어를 말려 반찬으로, 술안주로 먹던 것이 과메기였고, 그 맛이 좋아 전국적 별미가 되었다. 

포항에서 생산하는 과메기는 청어와 꽁치 두 종이 있다. 청어가 사라진 바다에서 꽁치마저 사라지자 현재는 대만산 꽁치가 대신하고 있다. 근래에 우리 바다에 청어가 다시 돌아와 청어 과메기도 다시 생산하고 있다. 과메기 작업은 간단하지만, 건조에는 며칠이 걸린다. 청어는 5~6일, 꽁치는 2~3일 걸리는 데, 살집 두께가 달라 차이가 생긴다. 

포항지역에서 과메기를 먹던 방법은 잘 익은 김치에 싸 먹는 것이 주된 방법이었고, 곁들여 제철 미역과 함께 먹었다. 과메기를 말릴 때 제철인 미역과 잘 익은 김치는 궁합이 맞았다. 과메기는 지방과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부족해 김치와 미역으로 부족함을 보완했다. 현재 과메기를 쪽파, 배추에 싸 먹는 것은 하우스 농사가 발달된 이후에 방송에서 만들어 낸 모습이다. 과메기 자체에 맛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재료만 있으면 된다. 거하게 이것저것 차려서 먹을 필요는 없다.  

과메기를 먹다 남으면 김치찌개에 넣어도 좋고, 달군 팬에 소금, 후추만 살짝 뿌려 구우면 밥반찬으로 최고다. 

노지에서 말리는 과메기는 12월 정도 되야 먹을만 하다. 시장에서 말리는 것도 있으니 구매할 때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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