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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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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Oct 16. 2016

보령 오천항 갑오징어 낚시

1년 만에 출조다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을이 오면 몇 차례 출조하곤 했다. 윤희가 자라면서 낚시 가는 걸 싫어해 출조 횟수를 줄이다 보니 5월 농어 출조부터 시작해 11월 주꾸미 낚시로 마감하던 년간 낚시 일정이 단 1회로 줄었다





새벽 6시 출항 시간이다. 어둠 속에서 라이트 불빛을 밝히며 하나, 둘 만선의 설렘으로 가득 찬 낚시꾼을 태운 배들이 항구를 떠난다.



오늘 목적지는 30분 거리에 있는 삽시도와 호도. 살랑거리는 바람과 파도, 낚시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삽시도에 도착해 채비를 내린다. 잠시 후 갑오징어와 주꾸미가 나온다. 나오는 빈도수는 에전만 못하다. 해가 갈수록 늘어난 출조객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된 것이 아닌 지 하는 걱정이 든다.

고기가 나오 든, 안 나온 든 낚시는 즐겁고 시간이 잘 간다. 


갑오징어 낚시는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다. 새우 모양의 가짜 미끼(에기)를 달고 바다 바닥에 미끼를 내리고는 낚싯대를 들어다 놨다만 하면 된다. 가짜 미끼의 움직임에 갑오징어나 주꾸미가 유혹을 당하면  에기를 감싸 무게가 확연히 늘어난다. 무게감을 느끼면 챔질(낚싯대를 위로 강하게 채는 것)하고 릴을 감으면 된다.



선상 낚시의 묘미는 바로 잡아서 하는 요리에 있다. 점심때쯤 되면 선장님이 라면과 통찜(요건 선장님에 따라 해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넣고 끓인 라면은 사실 맛없다. 한꺼번에 워낙 많은 양을 끓여서 라면이 불어 터진다. 먹물이 많다 보니 라면 고유의 맛도 안 난다. 맛으로 치자면 통찜이다. 잡아서 바로 요리를 하니, 살은 탱글하고 단맛이 돈다. 항구나 횟집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다.



출조 다음 날, 집안 식구들을 위해 요리를 한다.

갑오징어를 손질하고 찜과 내장탕을 한다. 내장이 상하지 않은 다음 날 정도는 내장탕을 할 수 있다. 무무 육수를 내 끓이고, 팔팔 끓을 때 마늘, 대파, 내장, 간장 넣고 한소끔 끓이면 된다. 청양고추로 매운맛을 내면 시원하면서 매콤한 국물이 일품이다. 쫄깃한 숙회를 씹어보면 오징어 중의 '갑"오징어가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1월 중순이면 1년 생인 갑오징어와 주꾸미는 먼 바다로 나갔다 내년 봄에 산란을 위해 돌아온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쯤 바다로 나가보면 어떨는지....


봄 주꾸미의 맛이 10이라면 가을 주꾸미는 100의 맛이다.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는데, 낙지나 주꾸미나 같은 문어 과다. 가을에 낙지 맛을 최고로 친다면 역시나 주꾸미 또한 최고다. 특히 야들야들한 살은 봄철에는 결코 맛볼 수가 없다. 살맛으로 치자면 지금이 주꾸미가 제철이다. 


#MD의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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