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광화문 국밥에서 돼지국밥을 끓일 때 닭발을 넣는다”
요즈음 이런 소문이 돈다 한다.
버크셔로 국밥을 4년째 여러 부위로 끓이면서 참으로 신기했던 게 부위별로 국물의 맛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은 소고기 맛이 조금 더 났고, 어느 쪽은 토종닭 맛이 났다.
고기 맛은 근육 내 있는 정미 성분, 즉 지방이나 아미노산의 함량에 따라 각각 다른 맛을 낸다. 물론 근육 모양새에 따라 질감은 달라지지만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저 두 성분이다.
돼지로 국밥을 끓였다고 하는데 닭 맛이 난다?
합리적 의심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왜 닭 맛이 날까? 진짜로 닭발을 넣어서?.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두 가지 성분 지방과 아미노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토종닭에 많은 지방은 올레인산, 아미노산은 카르노신이 많다.
버크셔 K 또한 불포화 지방산이 많은데 그중 올레인산의 함량이 높고, 카르노신도 일반 돼지보다 많이 함유하고 있다.
버크셔를 구우면 닭 맛이 안 난다. 끓이면 난다. 오랜 시간 끓이는 동안 성분들이 국물에 녹아들기 때문에 구울 때 못 느꼈던 닭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광화문 국밥 국물에서 닭 맛이 난다. 버크셔 K를 육종한 박화춘 박사도 필자와 동일한 생각이다.
합리적인 의심은 괜찮다.
그게 뒷다마로 가서는 안 된다.
버크셔 갈매기살로 매운 곰탕을 끓였다. 신기한 게 수육이 내장+고기 맛이 난다. 지방을 제거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대파, 마늘 넣고 한참을 끓이니 소고기 없는 육개장 맛이다. 아마 설명 없이 국물을 먹는다면 소고기 육개장이라고 할 맛이다. 아님 소고기 맛 조미료를 넣었다고 할 것이다.
사족. 구워서 맛난 것은 삶아도 맛있더라..
사족. 내가 아는 요리사 박찬일은 귀찮아서도 그런 거 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