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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Dec 24. 2021

곱창 돌김_잇바디돌김

2004년, 초록마을에서 일할 때였다.

맛있는 김을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샘플 하나가 나에게 왔다.

"곱창돌김?"

생소한 이름이었다.

설명으로는 김이 곱창처럼 구불구불 자란다고 해서 붙인 별명이라고 했다.

진짜 이름은 잇바디돌김.

백문이불여일식(百聞不如一食)

맛을 봐야 본질을 알 수 있다.

생김을 조금 떼서 입에 넣었다. 보통 김을 입에 넣으면 천장에 달라붙는다.

이 김은 녹았다. 긴 여운의 향과 단맛을 남겼다.

처음 보는 맛과 향이었다. 

1970년 어느 겨울날로 돌아간 듯했다. 아버지가 어디선가 사 오신 구멍 숭숭 뚫린

김이 생각났다. 여느 김과 다른 모습이었지만 참으로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었다. 

김이라는 게 반질반질하고 티(파래, 감태 등)가 없어야 좋은 김이라 이야기한다.

소위 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 덕(?)에 바다에 염산을 뿌리다가 지금은 유기산을 뿌린다.

티가 자라지 못하도록 말이다. 

좋은 김은 모양새와 상관없다. 모양새가 좋으면 보기에만 좋을 뿐이다. 구멍이든, 뭐든 

자연스러워야 한다. 

지주식 김이라는 게 아래 사진처럼 생산하는 것이다.

바다에 말뚝 박고 줄과 김발을 연결해 생산하는 것이다.

물이 나가면 햇빛에 노출된다. 잠시 쉼을 가지면 향을 채운다. 

지주식 김이 향이 좋은 이유다.

장흥 무염산 김도 이런 형태가 대부분이다. 지주식으로 생산한다면 무염산으로 재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주식 김

수하식은 물이 빠지고 나감 하고는 상관없이 항상 물속에 잠겨 있다.

수확은 많지만, 향이 여리다. 단맛도 부족하다.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곱창김 맛 좋다는 것이 시나브로 알려졌다. 십 년이 지날 즈음에는 전국에 안 파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많이 나는 김도 아니건만 어디서 나는 지 도통 모르겠다. 아마 대부분 

돌김에 곱창김을 섞는 것이 많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생김 맛볼 때 입에 달라붙으면 섞여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곱창김은 수확이 일찍 끝난다. 김밥김, 돌김처럼 몇 번 수확하지 않는다. 한두 번 수확

하면 시즌이 끝난다. 금년에 곱창김에 문제가 생겼다. 가공 공장에서 김 가공하면서 상황에 따라

사카린을 넣었다. 곱창김의 달달함이면 충분하지만, 모자란 김을 섞으니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곱창김은 맛있다.

맛있는 것은 그대로 날 것으로 먹어야 한다. 참기름이나 들기름 없이 먹어야 제맛을 느낀다. 

간장에 식초와 고춧가루 조금이면 충분하다. 다른 향이 있으면 김 향만 가릴 뿐이다. 

물에 살짝 구워서 먹는 게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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