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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Jul 23. 2022

지극히 미적인 시장_횡성

여름의 중간

횡성은 한우의 도시다. 언제부터 유명해졌는지는 몰라도 도심이나 길가에 횡성한우 파는 곳이 많이 있다. 횡성 시내와 둔내역 주변에도 한우의 도시답게 정육식당이 제법 많다. 다들 등급 높은 소를 판다는 것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2021년 기준, 1등급 이상 판정을 받은 소는 932000마리 중에서 74.9%(축산물 품질 평가원 기준)라 한다. 나머지 25.9%는 2등급 이하를 받았다. 약 24만마리다. 등급 판정 2등급이 나왔다고 해서 맛이 2등급은 아니다. 지방이 예쁘게 끼지 않았을 뿐이다. 모든 곳에서 1+ 이상을 판다고 자랑하는 곳에서 3등급 한우 파는 곳이 있다. 

한우를 무한 리필로 운영한다. 여느 고깃집이라면 혼자 식사가 불가능하겠지만 여기는 가능하다. 시장 취재 4년, 고깃집 혼밥도 가능한 짬밥. 질 좋은 숯불 위에 혼자서 고기를 구웠다. 자리를 잡으면 나무 도마에 등심, 부챗살, 업진살, 치맛살을 내준다. 기본 구성을 먹은 다음부터는 취향과 양에 따라 먹으면 된다. 등급 낮은 고기는 높은 등급의 고기와는 굽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등급 높은 소는 기름이 많기에 살짝 굽는 것이 요령이다. 녹은 지방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에 씹는 둥 마는 둥 해도 잘 넘어간다. 등급 낮은 것을 그렇게 구웠다가는 질겅질겅 씹히기만 할 뿐, 맛이 없다. 등급 낮은 소가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다. 미디엄 레어로 구우면 안 된다. 웰던으로 구웠을 때 제맛이 나는 게 3등급 한우다. 

핏기가 가시고 진한 갈색이 될 때 씹으면 이 말이 생각난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 냉면도 있지만 된장찌개를 잊어서는 안 된다. 막장으로 끓인 된장국에 구운 고기를 넣어서 같이 먹으면 밥 한 공기 뚝딱 사라진다. 거세우는 등급이 잘 나오든 말든, 축종 불문 맛이 심심하다. 향이 있는 황소로 대신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라오니아 070-4145-9100

#오는날이장날입니다

#가는날이제철입니다

#한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61672?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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