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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ug 05. 2022

지극히 미적인 시장_장수

간 사람은 드물고 하지만 한 번 간 사람은 없는 곳...

식품 MD 27년 차, 1995년부터 시작했다. 장수는 27년 동안 지나만 다녔다. 처음 가는 장수, 나랑 뭐가 인연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두 가지가 생각났다. 하나는 사과, 추석에 나는 홍로 품종. 지리산과 덕유산 자락이 홍로 사과의 중요한 생산지다. 장수를 구경 다니면 두 집 건너 한 곳이 사과 농장이다. 장수의 평균 해발고도는 400m대. 1000m가 넘는 산도 있고 500m가 넘는 산등성이마다 사과 농원이 지천이다. 그 덕에 추석 사과가 맛있다. 두 번째는 곱돌. 예전에 초록마을에서 일할 때 좋은 먹거리 다음으로는 좋은 쓸거리를 찾을 거라 예상했다. 

곱돌은 밥도하고 감자도 삶는다.

거창의 유기와 장수의 곱돌을 매장에서 취급했다. 지금도 집 부엌 한쪽에 20년 된 곱돌 밥솥이 두 개 있다. 1~2인용은 뚜껑 손잡이가 부러졌어도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한다. 장수의 곱돌은 다른 지역과 달리 두툼하다. 열 받으면 갈라지기도 하지만 먹다 남은 우유를 넣고 태우면 구멍이 메워지기도 한다. 곱돌과 무쇠 가마솥 둘 다 가지고 있다. 누룽지까지 좋은 것은 가마솥, 밥맛도 좋고 관리하기 쉬운 게 돌솥이다.


중략


오복정 짬뽕


장수시장에서 해장으로 짬뽕도 좋다. 얼큰함과 시원함이 있는 짬뽕이 시장 바로 옆에 있다. 이보다는 시원함이 더 필요하다면 장수군 진천면으로 가야 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메뉴가 수제비다. 수제비라도 얼큰한 것과 들깨 수제비는 별로다. 감자를 많이 넣거나 아니면 다슬기 듬뿍 넣고 끓인 것이라면 ‘만사 OK’다. 천천면 영광분식이라는 집이 다슬기를 넣고 끓인 수제비를 낸다. 이른 아침 장터 구경을 끝내고는 바로 갔다. 탕과 칼국수가 있어도 수제비다. 수제비와 잘 어울리는 열무김치와 단무지, 콩나물무침이 함께 나왔다. 

영광분식


다른 것은 먹는 둥 마는 둥 했어도 열무김치는 두 번 더 주문했다. 시원하게 끓여서 매운 고추를 넣은 국물과 적당히 신맛 품은 김치의 궁합은 최고였다. 오복식당 (063)351-2698, 영광분식 (063)352-4690


장수로 떠날 때 기대는 집에 두고 왔었다. 여행 기사거리도 별로 없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도 장수 관련 콘텐츠가 몇 개 없을 정도다. 칼럼 하나만 채우자는 심정으로 떠났지만 올 때는 흐뭇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다시 가라고 해도 갈 만큼 볼 것, 먹을 것 많은 곳이다. 장수의 매력은 그 자체에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산뿐인 장수, 분지 품 안에 매력이 소소히 흐르고 있다.


7월 장수의 은하수

#은하수 #장수군 #장수오일장 #짬뽕 #수제비 #다슬기수제비 #다슬기 

기사보러 가기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64779?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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