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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Sep 03. 2022

지극히미적인시장_김제

먼발치 온 가을을 만나다

로컬푸드가 발달한 곳이니 당연히 식당도 있다. 흔히 맛집이라고 하는 곳을 가면 밥을 먹는다는 행위보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자랑거리 촬영 용도가 많다. ‘나는 이거 먹어요, 먹었어요, 부러워하세요’ 정도다. 카운트 올라가는 ‘좋아요’에 비례해 허기가 지거나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식당에서의 대접이 손님이 아니라 그냥 돈 내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때가 많아서다. 맛은 그냥 그런데도 누군가의 맛만 좇는다. 김제에는 로컬푸드 식당이 두 군데 있다. 육개장을 파는 식당은 개인 사정으로 쉬고 있었다. 두 번째 식당에 가기 전, 동김제 로컬푸드 매장에서 장을 봤다. 우리밀과 쌀로 만든 빵이다. 이음 베이커리는 우리밀로 빵을 만들면서 다문화 가족이 중심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맛난 빵 맛도 빵 맛이지만 어울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다. 두 번째 식당은 김제시 백구면에 있는 난산마전. 난산마전이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궁금함은 바로 풀렸다. 백구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 난산과 마전이다. 난산과 마전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뷔페식으로 낸다. 10여가지 음식이 있다. 전채 요리 호박죽부터 후식인 식혜와 호박죽까지 있을 건 다 있다. 여기 와서 꼭 맛봐야 하는 것이 있다. 상추 쌈이다. 상추만 맛봐도 눈이 번쩍 띈다. 원래 상추가 이리 달았나? 혼잣말도 한다. 텃밭을 해본 이만 알 수 있는 맛이다. 쌈 싸다 보면 리필은 기본으로 하는 곳이다. 맛집은 인기 많은 집, 여기는 맛이 있는 집이다. 난산마전 슬로푸드식당 (063)542-3353


  

쌀 계약 재배 때문에 김제 내려왔다가 알게 된 집이다. 전국에 수많은 중식당이 있다. 김제 또한 마찬가지다. 짬뽕, 짜장면, 탕수육만 잘하면 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식당에 달린 수많은 후기 중에서 “면이 쫄깃해요”하는 댓글이 많다. 요새 중식당 면은 노란색이 많다. 붇지 말라고 식용 소다(중조, 중탄산나트륨, 식소다 같은 것 말이다)를 넣는다. 면이 붇지도 않지만, 면을 쫄깃한 성질을 주는 글루텐 형성에 깊게 관여한다. 식소다 넣은 면이 쫄깃한 것은 당연하다. 예전에는 쫄깃함을 주기 위해 오랜 반죽과 숙성을 했다. 시간 대신에 간단히 과학으로 해결한 것이 식용 소다다. 짜장면을 주문하면 일단 반감부터 생긴다. 샛노란 면 대신에 하얀 면이 반기기 때문이다. 볶아 나온 짜장을 넣고 비비면 그제야 안심이 된다. 익히 알고 있는 짜장의 맛이 입안 가득 채운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중국집 최대 고민 앞에서 짜장을 선택하는 몇 안 되는 집이다. 물론 개인 취향이다. 오전 1130분 문을 연다. 줄서기 싫어하는 주변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앞당기는 집이다. 대흥각 (063)547-5886

#대흥각

#난산마전

#짜장면

#가는날이제철입니다 #오는날이장날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70731?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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