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젓갈
#주꾸미
지난주 주꾸미 낚시를 다녀왔다.
대략 2kg 정도 잡은 듯.
보통은 주꾸미로는 쭈(꾸미)삼(겹살) 불고기를 주로 한다. 주꾸미라 부르면 왠지 맛이 반으로 준다. 그래서 쭈꾸미다. 돼지기름에 볶은 주꾸미 맛이 좋기 때문이다. 매운맛이 더해진 것은 술은 물론이요 밥과 함께 해도 좋기 때문이다. 나는 보통 쭈차(돌)로 한다. 몸통 손질하기 힘들어서 그렇기 손질만 하면 쭈삼보다는 쭈차가 훨씬 낫다. 쭈차만큼 맛난 것이 쭈대(패 삼겹살)이다. 주꾸미 다리처럼 빨리 익는 것이 대패 삼겹살이다.
쭈꾸미 1kg를 손질하고는 차돌과 함께 양념했다. 원래는 돼지 등뼈탕 할 때 넣으려고 샀던 깻잎나물을 불고기에 넣었다. 나름 괜츈.
볶아도 먹었지만 다음날 라면 끓일 때 넣었더니 천상의 맛이다.
지난번 출조 때 사서 쟁겨 놓은 관자로 함께 했다.
기름진 차돌까지 더해지니 더 말하자니 입만 아프다.
가끔 보너스처럼 깻잎이 씹힌다.
주꾸미와 관자는 불 끄기 1분 전에 넣었다.
그래야 제대로 씹는 맛을 본다.
오래 익히면 고무 씹는 식감이다.
이렇게 끓인 것은 밥을 말았을 때 본색을 드러낸다.
밥을 말기 전 가위로 쭈꾸미 다리와 관자를 잘게 잘라야 한다.
밥을 말고
국물, 밥, 주꾸미 다리와 관자를 함께 씹을 때
입속에는 천상의 하모니가 울린다.
남은 1kg 중에서 일부는 젓갈을 담갔다.
거의 2년 만에 담근 듯싶다.
소금물을 만들어 대충 씻은 다음
쭈꾸미 중량의 10% 정도를 버무리고는
김치 냉장고에 넣었다.
젓갈이라는 게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잘 상하는 수산물을 보관하기 위한 방법. 냉장고가 있는 시절에는 레시피가 변해야 한다.
11월 초에 젓갈을 담갔으니
12월 중순 즈음 양념하면 얼추 제맛이 날 듯 싶다.
#주꾸미라면 #주꾸미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