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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Jan 12. 2016

대구철... 건대구가 맛있다 1.

진해 용원항에서 거제 외포까지

생대구로 탕을 내는 곳이  많아졌다. 속풀이 국물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음식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고급 일식집 정도 가야지 맛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남획으로 인해 대구의 가격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 때 한 마리에 80만 원, 쌀 한 가마니와 가격이 같았다. 

남획으로 사라진 대구를 복원하기 위해, 금어기를 늘리고 방류 사업을 한 결과 11월부터 남해에 대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예전보다는 좀 더 쉽게 생 대구탕을 접할 수가 있게 되었다. 


1월 한 달은 대구 금어기다. 복원된 대구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1월에 대구는 진해 용원항과 거제 외포의 허가받은 어민들만 조업을 할 수 있다. 인공수정을 위한 대구를 잡기 위해 일부 어민에게만 허용을 했다.

대구를 찾아 멀리 용원항과 외포로 떠났다.

5시 15분 서울발 마산행 KTX를 타고 마산역에 내리니 해가 뜬다. KTX가 개통되면서 지방 다니기가 수월해졌다.  서울에서 운전을 해 간다면 꼬박 5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기술은 발전은 나같이 역마살 낀 사람에게는 크나큰 혜택이다. 서둘러 렌트를 하고 용원항으로 간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창원시 진해구이지만 길만 거너면 바로 부산이다. 항구에서 부산 신항만 부두가 보일 정도다. 가거대교 초입도 가까이 있어 대구 구경을 끝내면 부산이나 거제로 넘어가기 편리하다.

용원항은 작은 포구다. 공판장 공사까지 하다 보니 작은 포구가 더 번잡해 보인다. 주차를 하고 거리로 나선다. 길거리에 작은 상점에서 말리는 대구가 줄줄이 연이어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대구 앞 좌판에는 생대구와 싱싱한 생선들이 좌판 위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대구를 말린다. 식당에서 판매용인지 아님 자가소비용인지 모르겠지만 살살 부는 바람과 햇빛으로 말린다. 며칠 그렇게 줄에 매달아 말린다. 

활 대구를 보관을 하다가 알과 정소를 채취해 인공수정을 한다.

인공수정란을 부직포나 줄에 부착시켜 방류를 하거나 아님 육상에서 치어로 키워  방류하기도 한다.

대구 구경을 하다 용원항 한편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간다. 

각종 수산물과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점과 조개를 사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다른 골목에는 초장과 채소를 파는 초장집도 있다. 작지만 수산물 관련에서는 있을 건 다 있다.

다니면 횟집의 수족관을 보니 졸복이 가득이다. 대구뿐만 아니라 졸복도 제철이다. 일행이 있다면 졸복 수육에 소주 한잔이 생각났다. 소주 한잔 후 해장으로 대구탕, 혼자 왔다는 게 참으로 아쉬웠다.

11시 30분, 이른 점심을 산지인 만큼 대구탕을 먹으러 간다

스무 곳 정도 되는 횟집과 식당을 보다  그중 한 집으로 들어 가 탕을 주문했다.

생대구 탕과 몇 가지 찬이 깔린다.  그중 눈에 띄는 반찬이 있는데 바로 대구알 젓이다.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별미다. 

산지에서 생대구탕은 특징이 있다. 맑은 탕을 주문해도 국물이 뽀얗게 나온다. 이는 수컷 대구의 정소인 이리를 같이 넣고 끓였을 때 국물이 탁해진다. 그렇다고 이리를 빼면 생대구 탕을 먹는 의미가 사라진다. 뜨끈한 이리를 씹으면 입안 가득 고소함이다. 대구탕의 백미가 이리다. 그리고 산지에는 조개 등 다른 수산물을 넣지 않는다.  그만큼 신선하고 좋은 대구를 쓰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 맛을 더할 필요가 없다.



 


용원항을 나와 바로 가거대교를 탄다.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우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바다를 본다. 전망대 곳곳을 다니면 바다 사진을 찍는다. 휴게소에서 한 바퀴를 돌면 먼 바다와 진해만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멀리  조업을 하는 배들이 보인다. 어느 배는 대구를, 어느 배는 졸복을 잡고 있을 것이다. 


거제 외포항이다. 

통영을 통해 들어오면 고현을 지나 한참을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거가대교로 들어오면 지척이다.

바로 옆은 故김영삼 대통령의 고향인 대계마을이 있다. 외포에서 대계마을, 옥포로 가는 해안도로도 예쁘거니와 대통령 기념관도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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