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영 Apr 12. 2023

지극히 미적인 시장_화순

봄의 중간에서

남도의 로컬푸드 매장에서는 당일 잡은 생고기를 구매할 수 있다. 단 도축이 끝나고 매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있어 11시가 넘어야 한다. 주말과 휴일은 없다. 도축장이 논다

장터 옆이 바로 로컬푸드 매장이다. 싱싱한 채소로 좋지만 전남도의 로컬매장이 다른 곳과 다른 이유는 생고기를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생고기는 식당에서 먹자면 한 접시 몇 만원이다. 매장에서 사면 한 접시 사 먹을 돈으로 몇 접시 분량을 살 수가 있다. 생고기는 당일 도축한 것만 구입 가능하다. 도축장이 쉬는 휴일이나 공휴일은 살 수가 없다. 덩어리로 된 팩을 고르면 먹기 좋게 잘라 준다. 어떤 것을 살까 고민하는데 “아저씨 손 옆에 거 집어요” 지나가던 판매 사원이 권한다. 고기 자르는 모습을 보니 쉬워 보였다. 덩어리 하나 더 사서 집에서 손질했다. 따듯한 밥과 함께하니 이보다 더 좋은 반찬은 없을 듯싶다. 술안주로는 말할 것도 없다.

잘 익은 김치와 돼지머리 국밥

바닷가가 없는 동네는 먹을 것이 거의 대동소이하다. 고기나 국밥, 비빔밥, 청국장, 중식 등 비슷하다. 다만 양념 쓰는 법이나 내용물이 달라 조금씩 차이가 날 뿐이다. 화순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국밥집이 눈에 띄었다. 국밥보다는 국밥집에서 파는 족발과 머릿고기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족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살집 좋은 것이 아니라 제주에서 아강발이라 부르는 미니족이다. 순대, 내장, 머릿고기 국밥이 있다. 이를 섞어 주는지는 모르겠다. 세 가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머릿고기. 머릿고기 국밥을 주문하면서 족발도 주문했다. 비닐장갑과 함께 등장한 족발, 초장에 찍어 먹는다. 

차게 식혀 콜라겐의 특성이 제대로 살아 있어 쫄깃함이 좋았다. 국밥의 국물 맛은 차분했다. 다진 고추를 넣었다. 그리고 새우젓까지 넣었다. 일반 순댓국밥 먹을 때 새우젓에 국물이 흥건하면 넣지 않는다. 새우젓에 물과 소금, MSG를 넣고 양을 늘린 조미료 덩어리일 뿐이다. 어차피 국이나 김치에도 이미 조미료가 들어 있기에 굳이 새우젓을 더하지 않는다. 양이 많지 않은 필자, 두 가지를 어찌 다 먹을까 고민이었지만 기우였다. 작년 진안에서 먹은 순댓국밥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맛이었다. 삼거리식당 (061)372-1376


후식으로는 어디서든 마실 수 있는 커피도 좋지만 어디서든 맛보기 어려운 팥빙수를 추천한다. 겨울이고 여름이고 사시사철 팥빙수를 판다. 국내산 팥을 직접 고르고 골라 팥을 쑨다. 달기만 한 일반 빙수와 달리 단맛은 보조 역할만 한다. 팥의 구수함이 살아 있다. 여럿이 간다면 팥떡을 추천한다. 흰떡 위에 팥소를 발랐다. 커피나 직접 담근 차도 있다. 빙수가 아니더라도 맛볼 것이 많다. 엄지빈 (061)374-919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215976?sid=103



https://brunch.co.kr/publish/book/6227

#화순 #화순오일장 #여행 #화순여행 #지극히미적인시장 #제철맞은장날입니다 #제철 #식재료전문가 #김진영 

매거진의 이전글 열 명의 농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