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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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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Jan 27. 2016

국수를 말았다.

국수를 말았다.
윤희는 매직 파마하러 가서 오질 않는다.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한다. 국수를 말아 볼까 하고 엉덩이를 소파에서 뗐다. 
멸치를 볶는다. 수분을 날리면서 구수한 맛이 난다. 한편으로는 대파를 굽는다. 단맛을 끓어 올리기 위함이다. 두 가지로 육수를 낸다. 멸치 향이 난다. 마늘 다진 것을 넣다 보니 오징어 다리가 생각난다. 낮에 몸통만 먹고 다리는 따로 냉동고에 던져 놨다. 다리 두 개를 육수로 쓴다. 간장을 풀고 끓인다. 한편으로 국수를 삶고 얼음장 같은 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그릇에 면을 담고 육수를 붓는다. 김장김치를 썰고 고명으로 얹는다.

면을 먹기 전 육수를  맛본다. 슬쩍 단맛과 감칠맛이 돈다. 멸치의 꼬릿 한 향도 난다. 멸치가 조금 들어간 조미료로는 낼 수 없는 맛이다. 쫑쫑 썬 김치와 함께 국수를  말아먹었다. 일은  말아먹으면 안 되지만 국수는  말아먹어야 한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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