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울주군에서 먹은 매운 수제비다.
방아와 제피가 듬뿍 들어간 아린맛이 일품이었다.
향신료는 예전에는 맛을 지우기 위해 사용했다.
어죽은 하천이 있는 동네면 다 있다.
하천에서 많이 나는 물고기로 끓인다.
양양은 꾹저구
남원은 미꾸라지
금강이나 낙동강 상류는 이거 저거 민물고기로 어죽을 끓인다.
뭐가 더 맛있다는 없다.
맛도 거기서 거기다.
다만 금강이남과 이북 사이에는 명확한 맛 차이가 있다.
금강 이북은 어디를 가도 제피 주는 경우를 아직까지는 못 봤다.
금강 이남은 어디를 가도 제피를 준다. 이 차이가 가장 크다.
울주군에서 먹은 수제비에는 방아까지 들어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향신료는 예전에 맛을 지우기 위해 썼다. 따비에서 나온 스파이시 책 서문에도 명확히 향신료의 용도에 대해 밝히고 시작한다. 고기 잡내를 지우기 위해 사용한다고 말이다.
향신료를 빈번히 사용한 동네 대부분이 고온다습이거나 암튼 따듯한 동네다. 고기나 물고기가 상하기 쉬운 조건이다. 상함을 지우기 위해 과량의 향신료 사용이 필수였을 것이다. 반면에 서늘한 곳은 굳이 향신료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도나 동남아시아 음식 맛에 향신료 맛이 센 이유일 것이다. 우리나 일본은 동남아 같은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음식 문화다.
다시 금강을 바라본다면 금강 이남은 이북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듯한 곳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인해 제피나 방아 잎 등의 향신료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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