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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D의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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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Sep 17. 2023

성게 미역국을 끓이게 되었다.

수동체의 제목을 붙인 이유는 

냉동고에서 오랜 전 유물을 발견했기에 그리 붙였다.

끓이고 싶어서 끓인 것이 아니었다.

냉동고에서 다른 것을 찾다가 발견한 

투명한 지퍼백에 담긴 누런색의 물체 .

무얼까 살펴봐도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집사람이 넣어든 걸까?

일단 해동!

시간이 지나 해동이 되니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성게'다

성게라면 내가 샀을 것인데 도통 기억이 없다.

아무리 애써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시 냉동할까 하다가 무엇이라도 할 생각으로 냉장고로 들어갔다.

사실은 다시 냉동하면 몇 년 뒤에나 꺼낼 거 같은 예감이 한 몫했다. 

냉동고는 사실 망각 상자다.

다음에 먹어야지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이기보다는 지키지 못하는 말이다.


다음날 인천에서 열린 옹진군 직거래 장터에 다녀왔다. 자월, 승봉, 덕적, 영흥, 대청도 등

옹진군에 속한 섬의 농수산물을 이틀 동안 팔았다.

거기서 냉동고에서 발견한 유물의 출처를 알았다. 대청도산 성게였다. 우리나라에 맛있는 성게가 나는 곳이 대청도다. 대청도와 백령도는 미역과 다시마가 맛있다. 맛있는 다시마와 미역을 먹고사는 성게니 맛없으면 간첩이다. 

그렇다면 언제 샀을까? 코로나 시기에는 열리지 않던 장터이니 아마도 2018년 즈음이지 싶다. 해동한 것을 맛보니 마치 어제  냉동한 것처럼 신선하다. 냉동고에 있더라도 수분 증발이 일어나 얼음이 가득 찼을 것인데 지퍼백 꽉 차게 담겨 있어 수분 증발이 없어 그런 듯싶다.

미역국을 끓인다. 

미역 또한 언제 샀는지 기억에도 없는 영덕 산 돌미역이다. 아마도 4년 전 오일장 취재길에 사지 않았을까 싶다.

맹물을 끓이고 간장은 아주 조금 넣었다.

간은 성게를 다 넣고 끓인 다음에 간을 했다.

성게에서 나온 감칠맛이 아주 그만이었다.


국물이 진짜 끝내줬다. 


#성게 #성게미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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