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첩 하면 하동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뭐 하동 재첩이 유명하다는 것에 반문할 생각이 '일'도 없다.
그런데도 굳이 하동이 아닌 섬진강을 꺼낸 이유가 있다.
바로
'섬' '진' '강' 때문이다.
진안과 장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순창과 곡성 남원의 여러 하천이 만나 하나의 강이 된다.
구례를 흐르고 하동과 광양 사이를 흘러 광양만으로 해서 바다로 나간다.
그렇다.
하동의 건너편인 광양 또한 재첩이 난다.
하동의 재첩이 유명하면 광양 재첩 또한 유명한 거다.
하동과 광양에서 맛본 세 가지 재첩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우선
재첩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의 모래가 많은 갯벌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 모든 곳에서 재첩이 났지만 지금은 섬진강이 큰 강 중에서 유일무이하다. 군데군데 하천에서도 나기도 하지만 존재감이 미미하다. 필자의 어릴 적, 초등학교 4학년 즈음인 80년대 초 부산 이모네에 갔었다. 안개 낀 새벽녘에 멀리서 들리는 소리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재첩국 사이소"
아주머니들이 머리에 대야를 이고 다니면서 소리를 쳤었다.
그때는 낙동강에서도 재첩이 나왔다. 지금은 거의 나지 않지만 말이다.
큰 강 입구에는 하구언이 있어 민물과 바닷물의 원활한 유통을 막았다. 그 결과 하구언이 없는 섬진강에서만 재첩이 난다. 재첩은 크기가 작은 민물조개다. 약간의 염분이 있어야 잘 자란다. 유일하기에 가장 유명한 재첩 산지가 되었다.
광양 진선(갱조개)
재첩 회 무침이 일품이다. 잘게 자른 채소와 물회 소스를 재첩회와 비벼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식당에서는 참게며 다른 식재료로 하는 요리도 많은데 여기는 재첩 한 놈만 팬다.
먹어 보면 여기의 진가를 안다.
섬진강재첩국수
이미 인스타에서 풍경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풍경 맛집만큼 국수 맛도 일품이다.
어찌 보면 풍경에 맛이 가려졌지만 실제 여기의 본질은 맛이다. 구례와 하동의 경계인 화개 장터에서 구례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부흥식당.
옆 건물이 동흥식당. 마치 돌림자를 쓰는 형제 같은 이름이다. 하동에 대한 기억이 2000년부터였다. 그때도 두 식당은 그 자리에 있었다. 편하게 재첩국 한 그릇 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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