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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ug 01. 2024

돼지갈비다.

돼지갈비는 맛있다. 돼지갈비는 어디나 있지만 실제 돼지갈비를 주는 곳은 드물다.


돼지갈비는 목부터 시작한 1번부터 5번 까지를 말한다. 갈비뼈가 많지만 나머진 삼겹살로 나간다.

뼈 삼겹이라고 특별하게 판매도 하지만 갈비나 삼겹살이나 거의 같은 부위라 봐도 무방하다.

갈비뼈를 들어 낸 삼겹살

하긴, 삼겹살이라고 특별하게 여기는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갈비 + 삼겹의 의미는 다르게 다가갈 수도 있겠다.

흔히 파는 갈비는 대부분 목살이다. 왕갈비로 파는 것은 뒷다리살, 후지다.

어디 가서 왕갈비 먹는 것은 1인분 10,000원짜리 제육볶음을 18,000원 왕갈비로 먹는 것과 같다. 왜냐고? 둘의 사용 부위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왕갈비 주문하지 말자.

게다가, 대부분 공장에서 만든 냉동식품을 들여와서는 해동에서 낸다.

왕갈비나 갈비를 먹을 때 상당히 부드럽다고 한다.

삼겹살이나 목살 먹을 때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부드럽음이다.

오히려 씹는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돼지갈비 먹을 때만 이런 이야기를 할까?

이유는 연육제에 있다.


검색을 해보면 연육제의 기능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볼 수 있다.

파파인은 파파야의 줄기나 잎에서 추출하는 단백질 분해 효소다. 가끔 오후 7시 즈음하는 방송에서 고기 잴 때 배, 키위 등을 넣는 이유는 천연의 단백질 분해 효소를 활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보여주기식이 대부분이다.


인터넷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연육제의 성분이다.

인터넷에서 흔하게 검색할 수 있는 연육제 제품의 성분이다. 파파인이 아닌 진짜 다양한 성분이 들어가 있다. 직접 뿌리거나 물에 녹여서 사용한다.

후지를 이용한 돼지갈비는 100에 99.999999는 이 연육제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갈비를 구웠는데 지나치게 부드럽다? 연육제를 100% 사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넓직한 모양의 돼지갈비.. 돼지갈비식 양념고기가 맞다

후기에 "돼지갈비가 참 부드러워요" 이런 글이 있다면 믿고 걸러도 좋다. 연육제를 넣은 고기의 특징은 또 하나가 있다. 돼지갈비를 직접 손질해 갈비를 만들면 칼집을 넣을 수가 없다. 칼집이 있다면 갈비가 아닌 다른 부위를 사용했다는 말이다. 진짜 돼지갈비는 소갈비처럼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어찌 보면 너덜너덜한 상태로 포가 떠진다. 만일 돼지갈비가 18,000원이 넘는다. 특히 3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하면 다른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전국에서 만나는 돼지갈빗집은 어디일까? 다녀온 곳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충북 영동이다. 영동군에는 몇 군데의 돼지갈비 식당이 있거니와 가격이 저렴하다. 물론 다 갈비 포를 뜬다.


충북 영동

돼지갈비 식당은 많다. 다들 ‘수제’임을 내세운다. 실제 돼지의 갈비 부위를 손질해서 내주는 곳은 극히 드물다. 90곳 넘는 지역의 오일장을 다니면서 봐도 돼지갈비를 내주는 곳은 극히 드물었다. 강릉과 인제, 포항 정도가 생각난다. 영동도 돼지갈비 메뉴를 내놓은 곳이 꽤 있었다. 다른 곳과 달리 여기는 대부분 돼지갈비를 주문하면 진짜 돼지갈비를 내준다. 돼지 엉덩이 살을 손질한 뒤 수입한 뼈에 붙여 왕갈비라 파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 제각각인 손질 돼지갈비가 나온다. 가격도 저렴해서 다른 곳 엉덩이 살 1인분 가격이면 여기서는 2인분에 공깃밥까지 가능하다. 돼지갈비 1인분 가격이 9000원이기에 그런 셈이 나온다. 엉덩이 살로 만든 갈비맛은 달다 못해 질린다. 여기는 은은한 단맛이 매력이다. 생갈비는 1만 원으로 조금 비싸고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영동 시내에 있는 웬만한 돼지갈빗집은 돼지갈비를 내준다. 돼지갈빗집에서 돼지갈비를 먹는 것,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홍능갈비 (043)744-1185 영동 오일장도 볼만한 시장이다. 4, 9일 든 날에 가면 시장 구경하기 좋다.



강릉

영동 다음으로 만나게 먹은 곳이 강원도 강릉이다. 강릉은 카페, 빵으로 유명하다. 시장의 닭강정이나 고로케도 맛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찐'은 돼지갈비다.

딸아이는 해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 비린내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비린내가 없는 초밥도 겨우 코를 막고 맛을 볼 정도다. 남들은 없어 못 먹는 대게나 대하도 입에 대지 않는다. 냄새를 맡지 못한다. 그런 아이와 강릉 여행을 위해 고기 메뉴를 찾다가 발견한 식당이다. 메뉴가 돼지갈비와 껍질만 있다. 식당 메뉴판이 단순할수록 내주는 음식에 공력이 가득 차 있을 확률이 높다. 앞서 소머리국밥처럼 말이다. 연탄 넣을 수 있는 공간과 둥그런 탁자가 붙어 있는 불판 몇 개가 놓여 있는 식당은 서시장 근처에 있다. 주문하는 사이 대학생 또래의 친구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단골인 듯 주문하는 모양새에 거침이 없다. 요즈음 물가에 직접 포를 뜬 돼지갈비 1인분이 1만 5000원.

근처에 산다면 필자도 단골이 되었을 것이다. 돼지갈비 외에 깔리는 찬이 별로 없다. 찬이 없어도 고기만 제대로면 상관없다. 사실 고기가 별로인 곳일수록 찬이 많아진다. 많은 찬을 위해서 고기를 희생시키는 곳도 많다. 구워진 고기를 맛봤다. 단맛이 있어도 여느 돼지갈비처럼 치고 나오지 않았다. 적당히 단맛의 본분을 잘 지키고 있었다. 밥 주문할 때 나오는 된장국은 강원도 막장으로 끓여 검은빛이 돌았지만 제대로 끓인 된장찌개였다. 상추에 고기와 밥을 얹어 먹은 다음 마무리로 막장 찌개 한 수저. 그렇게 몇 번 하다 보면 고기를 추가 주문한다. “강릉까지 와서 돼지갈비는 무슨 돼지갈비?”하는 사람을 떨구고 가도 될 만큼 맛있다. 대관령돼지갈비 (033)642-4438

강릉과 이웃인 속초의 천하갈비의 돼지갈비도 좋다.

서울

집 근처에 강릉 대관령이 있었으면 진즉에 단골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에 다녀온 33갈비의 단골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매주, 매번 가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생각이 나면, 딱히 먹을 게 없다면 선택하는 곳이고, 여러 팀과 같지만 다들 만족하는 곳. 메뉴가 돼지갈비와 삼겹살만 있는 곳으로 나오는 반찬 하나하나 맛이 있다. 특히 즉석에서 바로 무쳐주는 파 절임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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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publish/book/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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