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도 같이 빠진다.
위 만화를 한번 보자. 1번 컷의 여성처럼 우리는 수육이나 갈비찜을 하려고 할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찬물을 받아 고기를 담근다. 2번 컷처럼 '혹시 잡내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말이다. 무려 1시간, 길게는 반나절을 담가두기도 한다.
이때 3번 컷의 남자가 등장해 안타까워하며 말한다. "지금 맛있는 성분이 다 빠져나가고 있어요!"라고.
도대체 우리는 왜 고기 핏물을 빼기 시작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고기에서 가장 빨리 상하는 부위가 바로 '피'였기 때문이다. 도축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고 냉장 유통 시스템(콜드체인)이 없던 과거에는, 고기를 먹고 탈이 나지 않으려면 부패의 주원인인 피를 억지로라도 빼내야 했다. 그것은 맛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지혜였다.
하지만 지금은 2026년이다. 산지에서 우리 집 식탁까지 고기가 오는 동안 온도는 철저하게 관리된다. 마트에서 사 온 신선한 고기에서 굳이 피를 빼야 할 위생적인 이유는 사라졌다.
오히려 핏물을 빼는 과정에서 심각한 '맛의 손실'이 발생한다. 고기의 감칠맛을 담당하는 미오글로빈과 각종 수용성 단백질은 물에 잘 녹는다. 잡내를 잡겠다고 물에 담가두는 동안, 우리가 비싼 돈을 주고 산 고기의 핵심인 '맛'과 '영양'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수돗물 속으로 빨려 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핏물이라고 부르며 버리는 그 붉은 물이, 사실은 고기 맛의 정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잡내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4번 컷의 해결책처럼, 펄펄 끓는 물에 고기를 그대로 넣으면 된다. 표면의 단백질을 순간적으로 응고시켜 육즙을 가두고, 끓는 물의 기포가 잡내를 데리고 날아가게 하는 것이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상식은 이제 추억으로 남겨두자. 2026년의 주방에는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상식이 필요하다. 맹물에 고기의 맛을 양보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