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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정클로이 Feb 20. 2021

코로나가 휩쓸고 간 영화관에서  영화 아이를 보고

코로나가 바꾼 일상

나에겐 유일한 취미생활이 있었다.   

답답한 일이  있는 날엔  친구를 만나기보다 영화관이나 뮤지컬 보러 가곤 했다.

예전엔 술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두 번의 수술을 통해 술로 화를 다스린다는 건 아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영화나 뮤지컬을 보러 가면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내가 안고 있었던 문제들이 시름시름 않다가  새로운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유일한 취미생활이었던 영화보기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볼 수 없게 되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1년이 지나고 우연한 기회에 영화관에 방문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즐비하고 있을 법한 영화관 일 것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발열체크는 기본이고  큰 상영관에  많은 사람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적한 영화관이라고 좋아해야 하나? 무언가 씁쓸한 마음을 숨길수는 없었다.    씁쓸한 마음을 앉고 상영 영화관에 들어갔으나 역시나 아무도 없는 영화관이  어찌나 낯설던지   혼자 초대받은 것도 같고 적응 안된 상황이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내가 오랜만에 선택한 영화는 아이였다.   부모에게서 버림받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이기고 버티고자  강한 생활력으로 살아가는 아이 아영을 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생각할 점이 많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영이는 아동학과 졸업반으로 공부하면서  기초생활수급자로  나라에서 보조해주는 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나라에서  보조해주는 돈을 받으려면 일정 조건에 부합해야 받을 수 있는데 소득이 기준치를 벗어나게 되면 나라에서 받을 수 있는 돈은 지급정지가 된다.    아영이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아르바이트 비가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소득 기준치에 벗어나 수급 정지가 되었다.


덩달아. 집안에 있던 오래된 세탁기는 덜컹거리지 못해 고장이 나고  아영이는 식당 주인을 찾아가 아르바이트비를 계좌입금이 아니라 현금으로 받고자 통사정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학교 대학 등록금에 생활비까지 조달해야 하는 아영이 입장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포기할 수 없다.  지인에게서 소개받은 베이비시터를 하러 가는데  워킹맘이자 초보 엄마 영채를 만난다.


아빠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 영채는 아직 젖몸살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 돈을 벌고자 일터로 나가야만 했다.

영채 엄마는 일터로 나갔지만 전문직도 아니고 세월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듯했다.

예전과 다른 사회의  시선들......  


생각처럼 모든 것이  진행되지 않았고   매일매일 일을 끝나고 집에 돌아왔지만  즐겁지 않은 듯했다. 술 먹고 지친 얼굴로 들어온 어느 날,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침대에 꺼내 앉아보고 다시 침대로 옮겨 놓았는데 침대를 고정해 두지 않아서 아이가 바닥에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 않아 퇴원 후, 집에서 보조만 잘해주면 아이는 금방 나을 수 있다고 했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초보 엄마는 여간 슬프지 않을 수 없다.  보험도 없이 전부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와 아이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돈이 필요했다. 일도 생각처럼 되지 않았고  생각지도 못한 돈들의 지출이 계속되니 결국 말도 안 되게 아이를 봐주었던 아영이에게 고소를 하는데.....


아영이는 아이가 다친 건 안타까운 일이나 자기가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데 초보 엄마 영채는 아영을 만나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영에게 합의금을 받아 아이 키우는데 보태려 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일하던 곳으로 돌아가 일할 수도 없는 초보 엄마 영채는 결국 아이를 불법으로 팔아넘기려고 했다.


아이는 보내고 이 세상과 이별하려 했지만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  이야기하는 세상의 울림 속에 다시 살게 되었고  전후  사정을 다 알게 된 아영이는 아이를 불법 판매자에게 데려와 엄마와 함께 살게 했다.





이 영화를 보고 지금의 상황과 많이 닮은 듯했다. 준비 없이 맞은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와야만  했고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는  점점  세상을 힘들게만 했다.


김미경 강사님이 올해 초  유튜브 영상에서도 말씀하셨듯이  코로나는  덜해지면 덜해졌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는 동안  어쩌면 우리가 숨 쉬고 먹고 가족과 함께 사는 뻔한 이야기들은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긍정기운이 전에 없던 부정 기운을 씻어내며 따뜻한 빛을 비추어 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로 매일매일을 떠들썩하게 한다. 정인이 사건부터 여러 아동학대 사건들  뿐 아니라 낳아서 버릴 때는 언제고  아이가 사고로 죽고 난 후 보험금 타러 온 부모 이야기 까지.


물론  버릴 수밖에 없는 엄마의 상황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우리나라가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울 수 있게 혜택들이 많이 있다고는 하지만  최소한의 것만 보장받을 수 있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것이 쉽지만 않다.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버려지는 아이들......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보육시설에 맡겨져 새 부모를 만나기도 하고 성장해서 독립하기도 한다.  

 새 부모를 만난 아이들  중에도 잘 사는 아이가 있는 방면에 적응하지 못해 파향 당하거나 새 부모에게서  학대를 당하는 아이도 있다.

부모가 누군지 모르는 아이들은 죽게 되면

장례도 치를 수 없이 뼈가루만 뿌려진다는데.....


 숨쉬기도 힘든 세상이긴 하지만 또 다음 세상을 빛나게 비출수 있는 아이들은 무슨 죄라고 아이들까지 힘들어야만 하는 걸까? 


정권이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와 외출하면서 타야만 했던 택시 기사님의 대화가 생각난다.

기사님  바뀐 정권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는데   저희가 혜택을 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직접적인 혜택을
볼 수 없겠지만
자라나는 아이들 세상은
많이 좋아질 거예요.



아무 연관이 없던 택시기사님의 대화가 친근하게 느껴졌던 시간 세월이 많이 지나  어느덧 또 다른 정권교체를 바라보고 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오면서 변화는 거듭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것이 서툴고 부족한 듯하다.


비대면 시대가 계속되면서 온라인 수업은 증가되고 있으나 저소득층 아이들은 집에 컴퓨터가 없어서 수업을 듣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고 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소통되면서  정해진 교육과정을  외우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토론식으로 이야기하는 토론식 교육이 증가되어야 하는데 전체적인 교육 과정은 아직은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듯했다.


공부 잘하면 취업 잘되는 세상이 아니라 다양한 사고로 유연성 있게 모든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토론식 교육은 중요한 과정 중에 하나인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맞으나 아이들이 숨 쉬고  자라나는 집에서 부모님  사고방식도 많이 변화해야 한다.    아이가 온라인 세상에서 적응하기 위해  게임만 한다고 속상해하는 것보다  아이의 마음을 잘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급변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라 전체가 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부터 중심을 잃지 않고 강해져야 함을 느낀다.

  

변해가는 세상에 힘들어하기보다 변해가는

세상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숨 쉬고 살아가는 따뜻한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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