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도시별 부동산 30년사 - 부산

대한민국 제2도시의 복잡한 시장 논리

by 푸디

지난 글에서 "지방 부동산, 이제 정말 끝일까?'라는 주제로 2025년 8월 현재 지방의 규제 완화와 향후 지방 부동산의 기회에 대해 작성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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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점점 더 극심해져 가는 상황으로 많은 분들이 지방에 대해 회의적이고 관심도 없지만, 세상은 '물극필반 (모든 사물은 그 극에 도달하면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온다)'의 이치로 돌아가기에 이럴 때일수록 한쪽에 편향되기 보다는 균형 잡힌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서울/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린다 하더라도 여전히 지방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물극필반'의 이치로 생각해 본다면, 극단적인 양극화는 막아야 하는 게 정부의 과제인 만큼 지방의 규제 완화가 추가적으로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知彼知己 百戰不殆)'란 말이 있듯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오랫동안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의 부동산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지방의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야 할지 정리한다. 지방은 지역별로 특수성이 있기에 지역별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므로 앞으로의 연재글은 각 지역별로 나눠서 작성한다.


과거 부동산 시장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각종 자료들을 조사하고 참조하였으며, 데이터는 원천 데이터를 직접 태블로로 분석하였다.


첫 번째 순서로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광역시부터 시작한다.




부산의 부동산 시장 흐름


서울 (초록색) / 부산 (노란색)의 매매가격 전년동월대비 증감률


1990년대 중반까지, 전국 버블과 동행

1990년대 중반까지 부산 주택가격은 전국적 부동산 버블과 함께 크게 올랐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로 거품이 꺼지며 급락한 것도 전국과 비슷한 패턴이었다. 1998년에는 부산 집값도 연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고 다수의 건설사가 부도나는 등 심각한 침체를 겪었다.


2000년대 초중반, 뒤늦은 버블세븐

2000년대 초중반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때 부산은 한동안 소외되었다. 그러다 2005~2006년 해운대 신도시 개발 붐과 함께 "버블세븐"의 하나로 거론될 정도로 일부 지역 집값이 급등했다.


당시 해운대 마린시티 개발 등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며 2006년 부산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국 1위에 달한 바 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수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부산 집값은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2009-2011년, 역설적 상승

흥미롭게도 2009~2011년에는 수도권이 침체한 반면 부산을 비롯한 일부 광역시는 집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부산 등에 투기수요가 유입된 풍선효과 때문이었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와 지방의 규제 완화 정책은 당시 지방의 미분양 폭증과 건설사 부도 등 지방 경기침체를 우려한 정책이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돈도 수익이 되는 곳으로 흐르게 마련이기에 당시 지방의 규제 완화와 함께 돈이 흐르는 방향을 지방을 향하고 있었다.


2014-2015년, 전국적 회복과 동행

2014~2015년에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었고, 부산도 이 기간 신규 분양 호조와 재개발 활성화로 집값이 강세였다. 특히 2016년까지 부산 집값은 3년 연속 상승하여, 해운대 등은 서울 강남 못지않은 과열 양상을 띠었다.


2016년 11월, 규제 도입과 하락 전환

정부는 2016년 11월 해운대·수영·동래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그 영향으로 2017년 이후 약 2년간 부산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2017년 9월 1주부터 2019년 11월 1주까지 2년 2개월간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말, 규제 해제와 즉각적 반등

2019년 말 정부가 부산의 규제를 전면 해제하자 곧바로 매수세가 붙으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실제 조정대상지역 해제 후 3주 연속 부산 아파트값이 상승하는 등 규제완화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이처럼 정부정책에 따라 돈이 흐르는 물줄기는 언제든 빠르게 바뀌어왔다.


2020-2021년, 초저금리 상승장 동참

2020~2021년 초저금리 유동성 장세에서 부산 부동산도 전국적 상승장에 동참하여 2021년 연간 10%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2022년 금리인상 국면에서는 다시 하락 전환하여, 2023년 현재 부산 집값은 일부 상승분을 반납한 상태다.


제2도시의 특별함, 다각화된 산업구조

부산은 다른 지방 산업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울산의 조선·자동차, 포항의 철강, 여수의 석유화학처럼 특정 산업에 압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 항만물류, 조선부품, 자동차부품, 관광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다.


이런 특성 때문에 부산 부동산은 단일 산업에 좌우되기보다는 국내외 거시경제 흐름과 부동산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그래서 다른 지방도시보다 '전국적 부동산 사이클'과 더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부산 부동산의 독특한 특징들

전반적으로 부산 부동산 시장은 지역 주력산업의 부침보다는 전국 부동산 사이클, 정책 변화, 인구구조 변화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다만 산업 측면에서 보면, 부산항 물동량과 지역 고용 상황이 부동산 수요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2016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부산항 물동량이 일시 감소하고 관련 업종 일자리가 줄었을 때, 부산 영도구 등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인 바 있다. 반면, 부산 신항만이 본격 운영되어 물류산업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주변 부동산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또한 부산의 제조업 기반인 기계·조선 기자재 업황이 좋았던 2010년대 중반까지는 부산 내부적으로 사하구, 강서구 등 공단 인근 지역의 부동산 수요가 꾸준했지만, 이후 업황 부진으로 해당 지역의 미분양이 늘기도 했다.


정부 정책과 지역 경기 대응

부산은 광역시이자 항만 도시로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및 도시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외환위기 이후 중앙정부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부산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이전 등의 정책을 시행했다.

대표적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관련 공공기관을 부산 문현금융단지로 이전하여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려는 노력이 2005년 이후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도시 재개발이 이뤄졌고, 문현지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또한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2004)으로 외국인투자기업에 세제 혜택과 규제완화를 제공, 제조업 유치를 도모했다. 이로써 일부 지역에 공단 분양이 활발해지고 배후 주거단지 수요가 발생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


부동산 정책 측면에서는 부산은 경기 상황에 따라 규제와 완화를 번갈아 경험했다. 2005~2006년 집값 급등기에는 부산 해운대구 등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되어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가 적용되었으나,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장이 급랭하자 곧 규제를 풀어 거래 활성화를 유도했다.


자금 흐름의 복잡한 메커니즘

부산은 대도시인 만큼 자체 자본력도 크지만 동시에 수도권으로의 자금 유출입 현상이 두드러지는 곳이다. 외환위기 후 지방 자금의 서울 역류 현상이 심화되어, 2000년대 초반 부산 등 광역시에서 형성된 자금 상당 부분이 수도권으로 흘러갔다.


이는 부산 기업들이 번 돈을 서울 본사에 배당하거나, 부산 시민들이 서울 부동산·주식에 투자하는 흐름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많은 부산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을 쫓아 서울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경향이 있었고, "지방집 팔고 서울집 산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반면, 외부 자금의 부산 유입도 중요한 부분이다. 부산 부동산이 저평가 국면에 있을 때는 서울 등 타 지역 투기자본이 몰려와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2005년 해운대 신축아파트 분양 열풍 때 서울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고, 2019년 말 규제 해제 이후에도 수도권 투자자들이 부산 아파트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정부 재정 투입의 영향

정부의 재정 투입 흐름을 보면, 부산은 다른 산업도시들보다 중앙정부 예산을 받을 기회가 많았다. 부산항 개발, 광역교통망 구축 등 대형 국책사업이 지속되었고, 이는 건설경기 활력과 지역 고용 창출로 이어져 부동산 수요 기반을 지탱했다.


예컨대 부산 신항만 건설(1990년대 말~2000년대)로 인근 배후도시 부동산 수요가 증가했고, 도시철도 확충으로 낙후 지역의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균형발전과 부동산 가치 상승효과를 얻었다.


또한 부산시는 자체적으로 도시재생 및 재개발 사업에 적극 투자하여 민간 자금 유치를 도모했다. 이로써 노후 주택 정비사업에 외부 시행사 자본이 들어오고, 분양시장에 전국 투자자본이 모이면서 지역 자금 흐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산이 주는 독특한 교훈

30년간 부산 부동산을 살펴보면 다른 지방 산업도시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경제 다변화의 효과다. 단일 산업에 의존하지 않아 특정 업종 충격이 분산되었다. 하지만 그 대신 전국적 자금 흐름과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둘째, '투자자 플레이그라운드'로서의 위상이다. 부산은 규제차익과 가격 메리트를 노린 전국 자금의 이동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패턴을 보였다. 정책이 곧 매수·매도 시그널이 되는 독특한 시장이었다.


셋째, 대도시로서의 복원력이다. 위기 때마다 자체적인 도시 개발과 정부 지원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왔다. 금융허브, 관광·MICE, 북항 재개발 등이 그 예다.


2025년 부산의 새로운 도전

2025년 현재 부산은 가덕 신공항, 북항 재개발 추진 등 대형 프로젝트들을 앞두고 있다. 이런 국책사업들이 실현된다면 부산 경제와 부동산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심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의 구조적 과제도 안고 있다. 부산이 진정한 동북아 거점도시로 거듭나려면 이런 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부산 부동산의 미래도 결국 이런 도시 전체의 발전 방향에 달려 있다. 제2도시로서의 위상을 지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갈 수 있을지, 부산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2025년 8월 현재, 부산의 부동산 시장 현황


2025년 8월 현재 부산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 내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신축/대단지의 경우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이는 단지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하락세는 여전하다.


부산광역시 매매가격 전년동월대비 증감률

전고점 회복률 평균은 81.3%이나, 전고점 대비 30% 내외로 하락한 단지들도 수두룩하다.

(아래 상자그림에서 각 점은 개별 단지를 의미한다.)

부산광역시 단지별 전고점 회복률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1~3억원 : 입지나 떨어지거나 구축 단지들로 아직 전고점 회복 안됨.

3~5억원 :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아주 오래되지 않은 구축, 입지 좋은 곳 중심으로 가격 회복됨.

5~9억원 : 30평대의 주 가격대로 가장 선호도 높음. 큰 상승도, 하락도 없음. 아직 전고점 회복 전.

9~15억원 : 지방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입지 좋은 곳은 비교적 회복했으나, 21년 오버 슈팅으로 거래된 단지들은 아직 회복이 안됨.

15~20억원 : 지방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입지 좋은 곳은 비교적 회복했으나, 21년 오버 슈팅으로 거래된 단지들은 아직 회복이 안됨.

20~30억원 : 지방에서는 고가의 단지들로,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다른 가격대와는 다른 시장임.




부산의 부동산 시장, 여러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하시나요?

각자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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