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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당고수 N잡러 Aug 03. 2021

아빠의 육아와 교육에 대한 반성문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내가 분명하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지 정답을 모르는 상태에서 반성문을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보통의 아빠들처럼 배우자와 자녀에게 잘못한 것은 많고, 무엇인가 절실하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맞습니다.


20대에는 입시학원 강사와 고액과외 선생으로 일했고, 30대에는 임용고시 학원에서 선생님이 될 사람들을 가르쳤고, 40대에는 겸임교수로 대학생, 대학원생을 가르쳤으며, 아이가 생기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해서 졸업은 못했지만 4년을 공부까지 했습니다. 배우고 가르치는데 관심도 많고 경험도 많아서 아이 교육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큰 착각이었습니다. 훌륭한 교수나 교사가 자기 자식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는 것은 알았습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초등교육과 관련된 서적을 탐독하고 인터넷을 헤매고 다니면서 '나는 준비된 아빠야'라는 헛된 자신감까지 생겼고, 초등학교 학부모 독서 모임에 참가해서 많은 어머님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살아 있는 교육정보까지 듣고 배웠습니다. 전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큰소리치다가 지금 모든 교육은 엄마표로 넘겼습니다. 보조로 만족하고 쓸데없이 아는 척하지 않는 것이 아빠가 할 일 맞습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이 입시에 성공 조건이라는 소문을 믿고 따르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관심이 아니라 관심은 필요하지만 참견은 안 됩니다. 아빠는 그저 관심으로 엄마와 함께 아는 척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엄마만큼 아이에게 시간을 쏟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 교육컨설턴트가 진행하는 설명회에는 '아빠 참석 금지'가 명문화되어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빠는 교육에 무관심하고, 아니 무관심해야 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부하면서 도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편견을 깨고 싶습니다. 그보다 엄마와 함께 아이 문제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고민하는 게 첫걸음이겠지만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아이의 성장과 함께하는 아빠가 되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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