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푸드테크(배달의 민족)
대한민국의 배달에 대한 역사와 현재 진화 모습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변화를 활용한 성공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보도록 하겠다.
국내 주문 애플리케이션의 시작점이자, 어떻게 보면 세계 최초의 주문/배달플랫폼은 2010년 4월 오픈한 배달통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배달의 민족보다 몇 개월 빠르게 오픈하였다.
배달통을 만든 스토니키즈 김상훈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보게 되면, 당시 팀원 중 한 명이 아이팟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물건을 보면서 아이튠즈도 알게 되고 새로운 기회가 개발자들에게 오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그는 이것을 통해 비즈니스에 새로운 개념이 도입될 것으로 생각했으며, 다양한 콘텐츠 시장도 열릴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개인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유통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이런 환경을 보면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자취를 하면서 점차 쌓이게 된 종이 전단지를 보았다. 당시 빠른 속도로 보급이 되고 있던 스마트폰에 전단지를 넣으면 업주들과 소비자 모두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활용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2010년 4월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주문 애플리케이션인 배달통이 시작되었다.
배달통을 선두로 주문 애플리케이션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시점에 2010년 10월 후발주자로 현재 국내 주문 애플리케이션 1등인 우아한 형제의 배달의 민족이 오픈하게 되었다.
최초 배달의 민족은 내 주변의 배달 집 정보를 쉽게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양방향 플랫폼으로 고객에게 편리성과 정보를 제공하고 식당에는 영업대행과 배달 및 마케팅을 제공했다. 최초부터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만든 서비스플랫폼이다.
물론, 딜리버리히어로로 인수되고부터는 상생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최초의 이미지는 완전히 퇴색되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지난달 배민배달(배민 자체 라이더를 통한 배달) 중개 수수료를 9.8% 인상했다. 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종전 대비 3% 포인트 올린 것으로, 경쟁 애플리케이션(앱)인 쿠팡이츠(9.8%)·요기요(9.7%)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외식업계는 이들 배달앱의 시장 점유율이 96%를 넘는 수준으로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중개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입점 업주들과 협의가 없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 앱이 경쟁을 벌이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입점 업체에 떠넘기는 꼴이라며 이로 인해 외식물가 인상 역시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결성한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는 배달앱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2024.9.19 조선일 기사내용)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대표 히스토리에 대한 기사내용을 보자면, 처음부터 주문에서 착안하여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것은 아니다. 본래는 오프라인 상의 전화번호부 책을 스마트폰용 114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김대표는 변변한 사무실이 없이 지인의 두 평짜리 개인 공간을 빌려서 6명의 창립 멤버와 사업을 시작했다. 30대 중후반 6명이 아침에 모이자마자 흩어진 곳은 아파트 경비실이었다.
경비실 곳곳에 쌓여있는 배달 전단지를 모았다. 재활용센터도 전단지 수거 단골코스였다.
초반에는 강남 주변을 중심으로 훑었다. 강남은 직장인과 아파트 입주자가 한 곳에 많이 모인 지역이었고, 직장인 야식부터 간단한 배달까지 다양한 전단지를 쉽게 모을 수가 있었다.
대낮에 30대 남성이 아파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만 가져가다 보니 오해도 많이 샀다.
이렇게 해서 결국 6개월 간 6명이 고생스럽게 발품을 팔아서 2010년 6월에 배달의 민족 초기 애플리케이션을 탄생시켰다.
한 때는 배달의 민족이 빛을 보지 못하고 포기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도 있었다. 한창 발품을 팔아서 전단지를 모으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며 시스템을 구축하던 당시에 배달통이 먼저 출시된 것이다.
하지만, 김봉진대표는 발견이 아닌 이상 하늘 아래 완벽히 새로운 건 없다고 생각하고 기존 있었던 것에서 조금 더 쉽고, 빠르고, 저렴한 것을 내놓는다면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들어진 배달의 민족은 단순히 많은 식당들의 배달 전단지를 애플리케이션에서 예쁘게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목적으로 만들었다. 대형 포털사이트와 비슷한 것을 출시하면 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크게 시도하고자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2010년 6월 배달의 민족은 앱스토어 출시 이틀 만에 1위에 오르게 된다. 먼저 출시한 배달통의 선전으로 우후죽순 비슷한 목적과 모양을 가진 주문 애플리케이션들이 100개 이상 출시되고 있었는데, 디자인적으로 차별화를 둔 배달의 민족이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서 데이터를 모아서 사용할 수 있게 데이터 전처리를 하는 과정은 소규모 인력으로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초기 모델에서 변형된 음식 주문 플랫폼으로 모델을 변경했다.
배달의 민족은 단순히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로 확대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은 전화 주문, 만나서 결제가 기본이었던 시장을 스마트폰으로 소액결제, 신용카드 결제로 온라인 유통플랫폼과 동일하게 쇼핑하듯이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게 진화시켰다.
이외에도 배달의 민족은 지속적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해 접근했다. 온라인유통 플랫폼에는 보편적으로 접목되어 있었으나, 음식 주문 플랫폼에는 존재하지 않은 리뷰 서비스도 도입하였다. 고객과 식당사장과의 직접 대응을 통해 빠른 대응과 일반 고객에게 정보제공의 창구로 활용했다.
특히,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공격적이며 과감한 마케팅으로 타업체와는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유지했다. 우선, 다양한 프랜차이즈와 업무제휴를 통해 타 배달플랫폼과는 다르게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할인을 제공했다.
기존 유통 및 다른 산업형태의 플랫폼에서 많이 활용하는 마케팅기법 이였으나, 배달 플랫폼에서는 매우 차별화된 형태였다. 이러한 마케팅은 압도적으로 고객 가입과 활용을 확대했다.
플랫폼의 활성화는 전국 수많은 배달음식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선순환 구조는 사업 확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아한 형제들은 지역별 가맹 배달음식점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배달음식 주문 플랫폼 기반으로 끊임없이 고객만족 확대를 위한 다양한 계열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로 배달의 민족과 배달 안되던 맛집을 배달하는 배민라이더스로 빅데이터와 IT를 활용한 배달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2단계는 배민애플리케이션, 배민페이, 배민아카데미, 배민장부 등 음식점 사장들에게 메뉴, 결제, 커뮤니티, 회계장부 등 운영의 편리성을 제공하는 부가서비스를 확대했다. 3단계는 모바일반찬 서비스 배민프레시와 공유주방인 배민키친을 통해 배달과 부가서비스를 넘어 직접 음식을 제조 또는 인프라제공까지 확대했다.
더 나아가서 우아한 형제들은 종합’ 푸드테크’ 기업을 표방하면서 자율주행형 서빙 로봇인 '딜리'를 상용화하므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속의 사업으로 더욱 깊숙하게 들어오고 있으며, 이러한 계열화 모델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배민프레시를 넘어서 외식업 사장님을 위한 온라인 식자재 전문몰 배민B마트를 통해 식자재유통의 퀵커머스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