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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Oct 24. 2024

주방의 크린토피아, 식기세척서비스 뽀득!

사례로 보는 푸드테크(뽀득)

세상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면 처음에 과연 성공할까에 대한 의문점을 가진다.

시간이 지나면 너무 익숙하지만, 처음에는 무언가 어색하고 시대에 맞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회사 중 하나가 세탁서비스 크린토피아이다.

손빨래하는 책표지(한림출판사 출판 책표지)

크린토피아 1992년 분당우성점을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반에는 세탁은 집에서나 하는 단순 집안일이라는 소비자의 인식 때문에 고전을 겪었다.

이 시절에 드라이클리닝을 제외하고 세탁을 외부에 맡기는 것은 일반적 상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편리성과 1인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너무나 보편화되었다.


세탁의 변천사를 보면 1980년대 후반 아파트로 주거 환경이 본격적으로 변화되면서 세탁기가 대중화되었다. 더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동네 세탁소를 활용했다.

국내 세탁시장 전망(한국경제신문)

이러한 구조가 지금은 세탁가맹점에서 세탁물을 모아 중앙세탁공장 이동하여 통합적으로 세탁을 한 후 다시 세탁가맹점으로 보내지는 형태로 진화된 것이다.

고객의 니즈와 기술을 접목한 시장의 진화로 국내 세탁시장 규모는 2023년 5조 7천억 원에서 2028년에는 7조 2천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크린토피아는 세탁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매장에서 세탁물을 위탁받아 지사에서 세탁물을 일괄 처리하는 세탁편의점이라는 콘셉트로 선진 시스템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기여한 회사다.

지속적 투자를 통해 설비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추구했으며, R&D 기반으로 세탁에 대한 끊임없는 기술 및 서비스 개발로 세탁업계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를 이끌었다.

또한, 시스템 자동화를 통한 비용절감 및 작업능률 향상으로 인건비(세탁비용의 70%)를 대폭 줄이면서 고객 요금을 저렴하게 책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초반까지 셔츠 세탁이 단 돈 990원(현재는 1,800원) 파격적인 금액으로 운영하면서, 급증하는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도 고객이 수용할 수 있는 요금과 갭이 커지면 고객은 이탈한다라는 진실을 알기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생산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또한, 크린토피아만의 꼼꼼한 세탁 검수와 자동화 시스템은 기본의류뿐 아니라 가죽제품, 신발, 가방, 이불 등 다양한 세탁물로 확대할 수 있게 만들면서 취급하는 상품수를 확대시켰다.

추가로 전국 세탁공장 지사를 통해 하루 3번 수거와 배송을 병행하면서, 오전 10시 이전에 맡기면 그날 저녁에 찾을 수 있는 특별서비스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탁월한 물류시스템은 타업체와의 차별화 및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이제는 B2C세탁을 넘어 B2B사업으로 영역을 확대 중이다.

의료기관 세탁서비스와 호텔 세탁서비스 진출은 물론이고,  의료기관의 효율적인 리넨(환의, 근무복, 침대시트, 이불 등)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종합 서비스로 확대되었다. 


이런 서비스가 주방에도 일어나고 있다.

앞에 언급했듯이 외식업을 운영하는 데는 3가지 과정이 있다. 음식을 만드는 조리과정과 음식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서빙 또는 배식과정, 그리고 고객이 다 먹은 음식 그릇 및 식판을 설거지하는 세척과정이다.

조리과정은 HMR제품과 Central Kitchen을 통해 생산성 증대 및 최적화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서빙과 배식은 로봇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세척공정 인력난(뽀득 비즈 브로슈어)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세척과정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세척공정은 뜨거운 물과 열기로 주방일을 하는데 가장 어려운 곳으로 대다수 기피하는 공정이다. 이로 인해 잦은 퇴사로 인력교체의 어려움이 자영업자에게 스트레스 작용하고 있고, 고객 서비스에 문제를 야기시킨다.


그런 고민과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주방에도 크린토피아와 같은 서비스 도입이 필요했다. 그 회사가 바로 스타트업 뽀득이다. 세탁서비스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주방에 접목한 것이다. 

뽀득은 설거지 없는 세상의 시작이란 미션 하에 외식업과 관련된 자영업자들이 오직 음식의 맛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뽀득은 광명, 화성, 파주에 5,400평 규모의 세척공장을 통해 2,000여 개의 고객에게 하루 350,000개 이상의 세척된 식기를 공급하고 있다.

뽀득 사용 시 절감 구조(뽀득 비즈 브로슈어)

뽀득의 사업전략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일회용품을 다회용 식기로 바꾸는 뽀득 에코, 외식사업장에 식기세척과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뽀득 비즈, 그리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살균 소독 식기를 빌려주는 뽀득 키즈로 구성되어 있다.

뽀득은 이러한 외식산업 내 인력으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유아 시설 및 단체급식 기관을 대상으로 위생에 대한 신뢰도, 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인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식점포들도 실질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있으며, 더 중요한 운영에 필요한 인력에 대해 구인난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

덤으로 기존에 세척설비가 있었던 공간을 별도로 활용할 수 있어 임대료의 부담도 축소시킬 수 있었다.

뽀득 공정 라인(뽀득 비즈 브로슈어)

개인적으로 2019년 단체급식과 푸드서비스사업 본부장을 맡고 있을 때, Central Kitchen과 세척공장에 대해 기획 및 사업을 추진했었다.

대규모로 운영되는 사업장에 잦은 인력 교체와 구인란으로 인해 맛의 일관성과 서비스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중장기적 전략 하에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Central Kitchen은 성공적으로 론칭하여 사업 성장에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되었다.

다만, 세척공장은 안정화 실패로 사업 진출이 중단되었다. 물론, 인력중심으로 운영되는 세척공장 구조였다면 문제없이 론칭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구조의 세척공장은 가동률 증가와 고객 확대 시에 대처가 쉽지 않고 생산성 극대화가 어렵다. 따라서, 자동화 기반의 세척공장으로 인력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성과 생산성도 최적화하고자 했다.

성공적 사업 론칭을 위해 전 세계 1위 세척설비 업체를 통해서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업체도 한국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에 확대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세계 1위 업체가 독일회사라 한식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식은 밥의 찰기로 인해 세척공정 상의 불림작업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양식을 기반으로 한 독일업체는 해당 문제점을 너무 쉽게 간과했다.(세척 후 밥풀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 발생)

두 번째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이 미흡했다.

제조업체 특성상 설비와 인프라에는 강점이 있었으나, 디지털에 대한 이해는 약했다.

아마존 로봇팔 로빈(아마존 제공)

식기와 식판 등의 세척자동화는 중앙 식기세척기 앞과 뒤에 이것을 잡아서 기계에 투입하고 분리를 할 수 있는 로봇팔이 필요하다. 없을 시는 세척공정 상의 인력 축소가 쉽지 않았다.

미세한 반도체 공정에도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기술은 이미 완성되어 있으나, 중요한 것은 해당공정에 디지털기반 머신러닝이 필요했다.

다양한 식기와 식판의 이미지 인식을 위한 비전카메라를 통해 수많은 경우의 수로 놓여 있는 다양한 식기의 모습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이것을 학습시켜야 했다.

비전카메라로 인식된 빅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도 로봇팔이 물건을 정확히 집어야 하며, 그 속도가 매우 빨라야 생산성과 효율이 나올 수 있었다. (사진에 있는 아마존 로봇팔 로빈은 다른 크기의 상자, 부드러운 소포, 다른 봉투 위에 겹친 물품 등을 파악해 원하는 것을 결정하고 집는다)

하지만, 끝내 이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독일업체는 철수를 했다.

그래도 1위 기업답게 모든 철수비용과 원상복구비용까지 회사에 지불하고 철수해서, 당사는 비용적 피해는 없었다.

다만,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핵심역량 확보에는 실패를 했다.

전통사업을 하는 기업들도 이제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mation)을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미래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철저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뽀득도 지금은 성공을 하고 있으나, 지속적이며 글로벌까지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빅데이터 기반 자동화라인 구축이 필요하다.

일부 자동화는 진행되고 있겠지만, 인력의 소요가 가장 많은 식기세척기 전후 라인에 자동화를 접목하지 못하면 높은 경쟁력과 진입장벽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의 빠른 대응과 디지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뽀득은 새롭게 만들어진 식기세척 시장에 선점효과와 고도화된 인프라와 생산성을 기반으로 반드시 글로벌시장까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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