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스타트업(나우웨이팅)
한동안 엔저 현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맛집탐방 및 온천욕을 위해 북해도를 여름기간에 방문했다.
한국인 외에 많은 외국인들의 방문으로 유명한 맛집은 대다수 웨이팅 없이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30분 대기는 기본인 듯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일본의 식당들은 웨이팅 앱을 사용하지 않고, 노트에 대기이름을 적고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조업 최강국이지만, 신용카드 및 디지털문화가 너무 느린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은 정말 디지털문화를 선도하며 고객지향적 마인드가 세계 최고인 듯하다.
이미 웨이팅서비스 앱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도입되기 시작했고, 현재는 너무나 보편화되어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MZ세대 중심 젊은 창업자들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추진하면서 사업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했던 2019년, 사업적으로 젊지만 추진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만들어가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했다. 단체급식 및 컨세션(휴게소, 공항, 푸드코트 등) 사업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고객 편리성과 디지털 전환에 사업적으로 관심이 매우 컸었다.
그 회사가 지금 야놀자가 인수한 야놀자에프앤비솔루션 나우웨이팅의 전신인 나우버스킹이다.
나우버스킹은 오프라인에서 모은 고객을 온라인 서비스로 넘겨주는 O2O 비즈니스 모델로 설계되었다.
일반적으로 O2O비즈니스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과 같이 온라인에서 고객을 모아 오프라인 상으로 전달해 주는 형태가 보편적이다.
즉, 모바일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춰 즉각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방식이다.
하지만, 나우버스킹은 온디맨드 시장은 포화단계라 생각하고, 오프라인 사용자를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서비스로 오프라인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오프라인 사용자들이 가장 괴로움을 느낀 경험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것이다.
나우버스킹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에 취약한 소상공인에게서 축적해 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오프라인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음식점주와 손님 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음식점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지만, 기다림에 지쳐 그곳이 싫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름난 맛집을 방문하면 음식을 먹기까지 얼마나 많이 기다려야 할지 걱정하는 경우가 대부분 있을 것이다.
실제 기다리다 보면, 앞에 줄이 줄지도 않고 마냥 서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면서 지루하다 못해 괴롭기까지 하다. 심지어 방문이 후회가 되기까지 한다.
또한, 종업원들도 반복되는 입장 예상시간 문의와 짜증 섞인 고객들의 말투에 지치기도 한다. 나우버스킹은 모두가 불편한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솔루션 서비스를 만들었다.
나우버스킹은 코로나19 확산 시에도 진가를 발휘했다.
마스크 구입을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선 약국에 새롭게 도입된 것이다. 공적 마스크가 배포되고, 마스크 구입 5부제가 실시된 초기에 약국 내 혼잡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아 언제 들어오는지 묻는 질문에 약사들은 본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고객들은 물량이 일찍 소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줄 서기가 지속되었다. 이렇게 사람들로 북적 되면서 2차 감염의 위험도 커졌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우려했었던 문제는 해결되었다.
나우버스킹은 사업의 시작을 웨이팅서비스로 시작했으나, 이 시스템은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창구 활용을 본질로 하고 있다. 사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사업자가 사업의 중심이다.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는 단순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사업이 아닌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비대면 흐름에 맞게 매장 점주와 고객 간의 디지털 컨택트를 이어가는 중간자 역할 사업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그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첫 번째 입장단계는 앞에서 언급한 입장관리를 위한 웨이팅 서비스이다.
고객이 기다림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돕는 대기관리 서비스이다. 또한, 대기시간이 길었던 고객들에게 1,000~3,000원짜리 할인 쿠폰을 주어서 재방문 비율도 높였다.
두 번째 주문단계에는 효율성과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 주문 처리를 위한 키오스크와 챗봇이 있다.
고객이 홀 내에서 무인시스템인 키오스크를 통해 독립적 주문을 함으로써 점포 내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모바일로 어디서나 쉽게 사전 주문하고 픽업 알림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이다.
세 번째 제조단계에서는 주문 통합관리로 다양한 채널을 통한 주문을 한번에 관리하여 주방의 효율을 높였다.
배달 대행 서비스부터 무인결제기까지 많은 각각의 서비스가 개별적 단말기를 통해 처리되었던 것을 하나로 통합했다. 손님은 자신이 편한 방식으로 주문하고 자영업자는 단말기 하나로 모든 온라인 서비스 주문을 처리하는 것이다.
네 번째 CRM단계에서는 축적된 매장 내 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관리가 있다. 다양한 고객 액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세밀한 매장 분석과 큐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외식업을 하는 사장은 오직 음식의 맛과 같은 본질과 고객에 집중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매장 내에서 축적되는 빅데이터와 다양한 외부 플랫폼 및 오프라인 사업자와 연결하여 더 많은 서비스를 추구하고자 한다. 매장 내에서 만의 서비스가 아닌 전후방 사업과의 자동적 연결을 통해 진정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은 앞에서 언급된 맛과 고객응대의 본질 외에는 잡무와 비효율적인 업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강화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기존의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와 기기판매 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통한 수수료 확보, CRM을 통한 부가서비스 매출, 다양한 광고 프로모션, 데이터 제휴 사업 등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력과 사업 확장 역량은 국내 1위 여가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의 투자 및 M&A를 이끌었다.
야놀자는 나우버스킹 인수를 통해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함과 동시에 언택트 선두 기업으로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나우버스킹의 외식업 중심 스마트 웨이팅 솔루션을 숙박, 레저 등 여가 전반으로 확대해 언택트 트렌드에 선제 대응하고 슈퍼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진화를 추진한 것이다.
또한, 야놀자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을 통해 고객은 여행지 근처 맛집을 추천받고, 전국 유명 레스토랑 예약, 웨이팅, 주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까지 보다 편리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누리게 만들고 있다.
야놀자에 부족한 외식업을 나우버스킹으로 보강하면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한 것이다.
기존사업 모델에서 일부 전략은 수정되었으나, 야놀자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 외식사업모델이 어떻게 추가적 진화가 될지 앞으로도 더욱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