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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호 Oct 04. 2024

주식 상장을 꿈꾸는 미트박스 비즈니스모델

사례로 보는 푸드테크(미트박스)

미트박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3가지로 분리된다. 식당의 운영주체가 축산물 구매를 하는데 힘들어하는 Pain Point를 해결하는 방안을 기준으로 설계했다.

첫 번째 Pain Point는 유통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한 축산물 가격 상승의 문제이다. 두 번째는 축산물 가격 정보가 자영업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다. 마지막으로 기존 식당들의 외상 거래 관행으로 유통업체를 쉽게 바꿀 수 없는 문제점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유통단계 축소의 전략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국내산 축산물은 매우 많은 다단계 유통구조 및 각 참여 주체의 영세성과 지역적 분산화로 인해서 소매가격 상승과 산지와 소비자 간 가격 연동성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수입축산물도 매우 많은 유통도매상을 거치면서 가격이 불필요하게 상승하고 있다. 해외 직수입을 하고자 하면 매우 큰 자금이 필요하여 자본력이 없으면 직수입이 불가하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의 축산 농가라도 생산, 가공까지만 하고 유통은 중간 유통상에 맡겨지는 것이 국내 축산물 유통의 현실이다. 수입상도 마찬가지다. 1%의 저마진만 남기고 중간 유통상에 판다. 

그리고 구매의 마지막 단계인 식당사장도 생산원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중간 유통상이 납품하는 가격에 축산물을 사야 했다. 

미트박스 유통단계 축소 모델(미트박스 과거 홈페이지)

미트박스의 사업모델은 이런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 주는 서비스이다. 실제 원생산자와 식당 사장들을 바로 연결하여 축산물 가격을 확 낮추는 방식이다. 

축산물 직거래를 통해 원가 비중이 가장 큰 축산물 가격을 줄여 자영업자들의 근본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해지게 만들었다. 

자영업자들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되자, 입소문을 타고 회원들이 빠르게 늘었다. 

2023년 기준 미트박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 회원은 약 20만 명을 넘었고, 식당고객은 약 48% 수준인 10만 명을 달성했다. 누계 거래액도 1조 4천억 원을 초과했으며, 올래 예상되는 거래액은 5천억 원 이상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두 번째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는 유통시세와 호가관리시스템 도입으로 초기부터 해결했다.

미트박스는 직거래 플랫폼을 통해 도매 시세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기존에 한국농수산유통공사 등도 한우, 한돈 경매가를 공개하지만, 부위별 가격 또는 시세는 제공하고 있지 않아 실제 구매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또한, 수입육은 경매가격도 아예 알 수 없어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심각했다.

미트박스는 마장동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톤 단위로 실제 거래되는 축산물의 실시간 시장 가격을 조사해 이를 공개했다. 수십 여가지 세부적인 부위별 시세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필요한 부위의 개별 가격의 변화 추이를 알 수 있으니, 자영업자들도 시세를 보고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구매자들에게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자 일부 중간 유통상들도 시세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호가경쟁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공급업체들이 미트박스 직거래플랫폼에 들어와 팔고자 하는 육류의 부위별, 품질별, KG당 가격을 제시한다. 원산지, 유통기한, 냉장육, 냉동육 등 세부적인 정보까지 함께 제공한다.

미트박스는 공급자의 제시가격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첫 번째 최저가 순위로 올린다. 구매자뿐만 아니라 공급업체도 실시간 동일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다. 공급업체들은 경쟁업체와의 가격을 비교한 후 수시로 본인들의 가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축산물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통시세와 호가경쟁시스템은 축산물 유통시장에 투명성과 육류가격에 신뢰성을 상승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수요자는 안정적 수급 및 경쟁력 있는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고, 공급업체도 상품 경쟁력만 있다면, 많은 고객을 간접적으로 확보할 수가 있었다.

미트박스 M.I.T(미트박스 홈페이지)

최근에는 미트박스 운영을 통해 모은 시세와 시황, 판매 데이터를 활용한 축산물 도매 시세와 시황 리포트 등을 담은 미트박스 종합지수를 개발했다. 10년간 미트박스를 운영하면서 쌓인 데이터로 만든 지수다. 이를 기반으로 축산시장 예측 및 고객분석 플랫폼 M.I.T(Meatbox Insight Tech-service)를 출시했다. 

상품, 재고, 매출 등 현황 정보와 시장의 트렌드, 이를 기반으로 한 시황 예측, 그리고 고객의 해동 분석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는 외상거래의 관행이었던 후불제를 선불제로 과감히 변경했다.

기존 후불제는 공급업체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일단 축산물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식당들은 이 축산물로 영업을 하고 보름에서 한 달 정도 뒤 공급업체에 돈을 지불한다. B2C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거래형태가 아직까지 B2B에는 만연하고 있다.

별다른 담보 없이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축산물을 공급받아, 영업 후 대금을 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영업자인 식당에게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자영업자들이 공급업체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다. 외상으로 축산물을 공급받으면 다음 거래 때 거래를 끊고 새로운 업체로 교체하기가 어렵다.

미트박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처음부터 선불제를 도입했다. 자영업자들이 미트박스 플랫폼을 통해 주문을 하고 대금을 미트박스에 지불한다.

다른 온라인과 마찬가지로 에스크로(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3자가 상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개를 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자영업자에게 축산물이 전달되고 상품에 하자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대금은 공급업체에 공급된다.


끝으로 사업 초기 미트박스의 전략에는 없었지만, 운영상에서 단점을 보완한 중요한 전략방향이 있었다. 미트박스는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사실 축산물 특정부위에 대한 전문성은 다른 축산물 유통업체보다는 강하기 힘들었다. 온라인 중개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부위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사양과 품질을 요구하는 육류전문 식당에 핵심상품을 납품하고자 미트박스가 집중했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특정부위를 주로 취급하는 유통전문업체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미트박스는 다양한 상품구색과 해당 품목을 다음날 배송해 줄 수 있는 물류 등의 자신들만의 강점에 집중했다.


그래서 미트박스는 육류 전문식당에 첫 번째 벤더(납품업체)를 지양하고, 두 번째 벤더로 포지셔닝하며 집중 공략했다. 식당에는 주품목 부위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부 구색용으로 필요한 다양한 부위가 있다. 미트박스는 다양한 품목 구색이 확보되어 있어서 언제든 필요할 때 주문하면 바로 공급해 줄 수가 있었다.

예를 들자면, 돼지갈빗집에 구색으로 메뉴화 된 부속구이류, 껍데기 등과 같은 축산물을 급하게 필요할 때, 첫 번째 벤더에게 주문할 경우 재고가 없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오픈마켓인 미트박스는 다양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언제든지 납품할 수 있는 구조이다.

간단하지만 정말 자신만의 강점을 집중 공략한 전략이다.


이와 같이 미트박스는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에게 맞추어진 철저한 고객 가치경영을 수행했다.

고객이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어떻게 구매해 소비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전략을 추진했다. 이것이 지금의 미트박스를 놀랄 만한 빠른 성장을 이끈 배경이다.

미트박스의 다양한 식자재 판매(미트박스 주문사이트)

미트박스는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축산물을 넘어 전 품목으로 확대된 공급을 통해 원스탑 딜리버리(One Stop Delivery)를 추진하고 있다. 취급하는 상품수도 1만 개 이상으로 축산물에 더하여 다양한 가공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PB상품도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직거래플랫폼을 통해 국내 식자재유통 산업화의 진정한 선구자로 본격적 진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외식사업과 푸드테크 사업을 운영하는 주체들의 전략을 보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방향은 모두 식자재유통사업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 국내에 마지막 남은 미 산업화 시장을 장악하여 폭발적 성장과 대기업으로 발돋움하고자 하는 비전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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