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오이냉국 하나면 충분하다
더위에 입맛이 뚝 떨어지던 날, 냉장고에 있던 오이로 냉국을 만들었다. 시원한 국물 한 숟갈이 간절했다. 대충 만드는 것도 괜찮지만, 이번엔 제대로 손질해서 진짜 맛있는 오이냉국을 한번 끓여보고 싶었다.
먼저 오이는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게 썰었다. 흐물거리면 식감이 아쉽고, 두꺼우면 질기다. 양파는 자극 없는 걸로 얇게, 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넣었다. 채소 손질만 잘해도 냉국의 반은 완성된다.
국물은 생수 1.4리터에 천일염, 국간장, 멸치액젓을 조금씩 나눠 넣으며 간을 맞췄다. 심심하지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혀에 딱 감기는 맛이 되도록 조절했다.
여기에 레몬즙과 매실청을 넣으면 상큼한 신맛과 은근한 단맛이 입맛을 살려준다. 입안이 개운해지고, 한 숟갈 더 뜨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청양고추와 홍고추를 섞어 넣고, 직접 다진 마늘을 아주 조금 더했다. 색도 살아나고 향도 깊어진다.
얼음은 국물에 바로 넣지 않고 따로 곁들였다. 국물 맛은 희석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시원했다. 생각보다 이 작은 차이가 컸다.
간단하지만 제대로 만든 오이냉국 한 그릇. 입맛 없던 날을 기분 좋게 바꿔줬다. 여름 밥상,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