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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말이 전술이 되는 순간

by 최용윤

지도자의 말이 전술이 되는 순간 코트 위의 공기는 늘 긴장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우리 팀이 펼치는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반복된 훈련, 작은 시행착오, 그리고 무수한 순간의 선택 속에서 서서히 다듬어진 결과물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격과 수비의 연속이었지만, 이제는 각 상황마다 흐름과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움직인다. 한 명의 판단, 한 번의 지시가 곧 팀 전체의 움직임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한다.


상대가 공격하다 공을 잃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수비를 풀고 공격으로 나서지 않는다. 대신 이미 계산된 움직임이 기다리고 있다. 공격자 두 명이 백코트에서 수비하는 한 명을 스크린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순간적으로 아웃넘버 상황을 만든다. 상대보다 수적 우위를 확보한 우리는 빠르게 얼리 오펜스를 전개한다(얼리 오펜스: 공격 리바운드나 턴오버 직후, 상대 수비가 완전히 정렬되기 전에 빠르게 공격을 시도하는 전략. 빠른 전개를 통해 수적 우위를 최대한 활용하고 상대의 허점을 노린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세트 오펜스로 전환한다(세트 오펜스: 공격이 정리된 상태에서 코트에 균형 있게 자리 잡고, 패턴화된 움직임을 통해 득점을 시도하는 전략. 천천히 상대 수비를 분석하며 안정적인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


훈련에서는 이 전환 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한다. 선수들은 순간 판단과 정확한 위치 이동을 몸으로 익히며, 서로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을 키운다. 작은 실수는 허용되지만, 중요한 것은 흐름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습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공격을 끝낸 후, 선수들은 곧바로 리바운드에 뛰어들지 않는다. 대신 라인 디펜스로 빠르게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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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휠체어농구 국가대표 코치 스포츠는 제게 삶의 또 다른 스승이었습니다 함께한 선수들이 제게 희망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 순간들을 기록하며 당신의 하루에도 불씨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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