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에서 목사님이 설교 중 이런 말씀을 하셨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들에게 깨진 거울을 보여 줄 것인지, 바른 거울을 보여 줄 것인지는 부모에 따라 달려 있다."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자연스럽게 스포츠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떠올렸다. 부모가 자식의 거울이듯, 감독은 선수의 거울이다.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선수의 태도, 경기력, 그리고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나는 휠체어 농구 감독으로서 14년간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했다. 경기 중 벤치에서 내가 흔들리면 선수들도 흔들렸다.
한 번은 중요한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에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 선수들 역시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고,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채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그 후, 나는 나 자신이 선수들에게 어떤 거울이 되고 있는지 깊이 반성했다. 그날 이후, 나는 벤치에서 더욱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놀랍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도 더욱 차분하게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포츠 역사에서도 감독의 태도가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례가 많다.
NBA의 전설적인 감독 그렉 포포비치(Gregg Popovich)는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고 팀워크를 강조하는 지도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팀워크와 조직력을 중시하며, 선수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지도 방식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여러 차례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팀 던컨, 마누 지노빌리, 토니 파커 같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팀의 조직력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적으로도 '거울 뉴런(mirror neurons)' 이론은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주변인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감독이 차분하게 경기를 운영하면 선수들도 차분해지고, 감독이 절실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면 선수들도 그 태도를 본받는다. 결국,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선수들에게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역할은 단순히 전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올바른 태도와 정신력을 심어주는 것 또한 중요한 임무다. 나는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선수들에게 어떤 거울이 되고 있는가?" 내 태도와 언행이 곧 선수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한다.
선수들에게 바른 거울이 되어주려면, 감독이 먼저 바른 모습을 갖춰야 한다. 선수들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성숙한 인격을 가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스스로를 돌아본다.
결국, 감독의 모습이 선수를 만든다. 그리고 그 선수들은 다시 또 다른 누군가의 거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