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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팀은 감독의 멘탈에서 시작된다

by 최용윤



"승리는 기술이 아니라 정신에서 비롯된다." – 필 잭슨


스포츠에서 전술과 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승패를 가르는 것은 선수들의 멘탈이다. 특히 휠체어 농구와 같은 격렬한 스포츠에서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강인한 정신력이 더욱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한 멘탈을 가진 팀을 만드는 것은 누구의 역할일까? 바로 감독이다.


나는 휠체어 농구 감독으로서 수많은 경기를 지휘해 왔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결국 팀이 하나로 뭉쳐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유지할 때 비로소 승리에 가까워진다. 한 번은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상대 팀의 압박 수비에 밀려 선수들이 위축되는 상황이 있었다.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차 점수 차가 벌어졌고, 선수들의 표정에는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작전 타임을 요청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준비되었다. 흔들릴 이유가 없다. 여기서 우리가 무너지면 끝이지만, 버티면 기회는 온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말이 아니었다. 그 순간, 선수들은 자신감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눈빛이 변했고, 그들의 몸짓도 달라졌다. 처음엔 상대팀의 압박에 움츠러들었던 선수들이, 나의 말 한 마디에 힘을 얻어 자신감을 되찾았고,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주전 선수가 아닌 보조 선수들도 경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자신감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선수들이 서로 소통하며 점차 팀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점수 차이가 좁혀지면서 분위기도 반전되었다. 우리는 이전처럼 서로를 믿으며, 결국 상대방의 실수를 틈타 점수 차이를 역전시키게 되었다.

후반전의 기세는 매우 달라졌다. 한때 무너질 것 같던 팀이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고, 그 흐름을 이어가면서 우리는 결국 승리를 거머쥐게 되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 선수들이 서로를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서, 승리 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승리를 넘어, 정신적으로 성장한 팀의 모습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U-23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김학범 감독은 강한 멘탈을 강조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심어주었다. 그는 "우리는 이미 실력적으로 최고다. 이제 멘탈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렸다. 결국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멘탈을 강하게 만드는 감독의 역할은 단순히 훈련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기술 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바로 멘탈 훈련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동안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심리적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과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그 신뢰가 팀의 멘탈을 단단하게 만든다.


어떤 상황에서든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갈 때, 감독이 흔들리면 선수들도 무너진다. 그렇기에 냉철한 판단력과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이 팀을 강하게 만든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강한 팀을 만드는 감독의 멘탈 리더십이다.


스포츠에서 멘탈은 단순한 요소가 아니라 승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다. 강한 멘탈을 가진 팀은 어떤 위기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감독이 있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끝까지 싸울 수 있는 정신력을 심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승리의 팀이 탄생한다.


"승리는 기술이 아니라 정신에서 비롯된다."
이 말처럼, 위대한 팀을 만드는 것은 전술이 아니라 멘탈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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