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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자국도 저작물이다

by 최용윤

코트 위엔 땀보다 진한 것이 흐른다

바퀴가 긁고 지나간 휠자국,

그건 움직임이자 생각이었다


내가 밤을 지워가며 설계한 전술,

경기장은 내 상상력의 무대였다

패턴 하나, 움직임 하나

모두 내 안에서 태어난 것들


그런데 어느 날

내 생각이 낯선 팀의 손에서

무단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출처는 없었다

그 전술엔 이름표가 떨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묻는다

“전술도 저작물이야?”

나는 대답한다

“생각도 누군가의 길이었다고”


휠자국은 사라져도

그 길 위의 이름은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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