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의 역사는 중국에서 시작된다. 중국에서 발전한 제면 기술과 다양한 면 요리가 일본으로 전해졌고, 항구를 중심으로 중국인들이 팔던 면 요리인 난징 국수가 라멘에 시작이란 게 일반적인 설이다. 라멘은 세계대전 이후 일본 전역으로 퍼져 나갔는데, 이는 한국의 전후 음식과도 결을 같이 한다. 기본적으로 쌀 문화던 한국이 칼국수나 밀면과 같은 면 요리가 발달한 것은 전쟁 이후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값싼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부산 식문화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된다면 한 번쯤 좀 더 깊게 다뤄보려 한다.
세계 대전 이후 라멘은 일본 전역에서 만날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지역별로 독특한 라멘 문화가 발전해 갔는데, 지금 우리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분류법은 미소(된장), 소유(간장), 시오(소금), 돈코츠(돼지뼈)로 나누는 방식이다.
라멘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된다. 면, 수프, 소스, 고명. 미소와 소유, 시오는 소스로 나눈 구분이고 돈코츠는 수프에 따른 구분이지만, 돈코츠의 높은 인기와 명확한 구분점이 소스 사이를 파고들었다. 이 외에도 수프에 따라 돼지뼈, 닭 뼈, 어패류, 채소 등으로 나누기도 하며, 지역이나 스타일로 나누기도 한다.
삿포로 신게츠 - 쇼가시오라멘
돈코츠 라멘의 등장
초창기 라멘은 중국요리에 가장 보편적인 수프던 닭 육수를 기본으로 사용했다. 여기에 된장이나 간장, 소금을 통해 간을 하고 면과 고명을 얹어 먹던 요리다. 여기서 한 가지 특이점이 발생한다. 역사적으로 일본인은 육식을 특별히 선호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항 이후 다양한 식문화가 쏟아져 들어오며, 규슈 지방은 돼지고기 식문화가 자리 잡게 된다. 깔끔하고 담백한 닭 육수 라멘이 일반적이던 때, 진하고 농밀하게 고아 낸 돈코츠 육수는 굉장한 충격이었다. 수프에 농도 자체가 달랐던 돈코츠는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가 80-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후쿠오카를 발상지로 하는 돈코츠 라멘은 지역 이름을 따 하카타 라멘이라고도 불리는데, 특징적으로 돈코츠와 소유를 섞어 내는 스타일이 구루메에서 자리 잡으며, 돈코츠 소유 라멘은 구루메 라멘으로 불리기도 한다.
후쿠오카 이치란 본점 - 돈코츠 라멘
일본 3대 라멘
흔히 일본 3대 라멘이라고 하면 위에 서술한 하카타 라멘과 미소 라멘으로 대표되는 삿포로 라멘, 쇼유 라멘으로 대표되는 키타카타 라멘이 있다. 다만 키타카타는 접근성도 떨어질 뿐 아니라 후쿠시마현에 이미지 문제도 있기에 3대 라멘이라 하기엔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다. 최신 경향을 반영한다면 지로계 라멘의 인기를 이어가는 요코하마 이에케 라멘 정도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삿포로 스미레 - 미소 라멘
이 라멘이란 무엇인가에서 일본 라멘은 후쿠오카의 돈코츠 라멘과 삿포로의 라멘들을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 라멘 시장을 얘기하며 정리하려 한다. 그저 라멘 덕후의 글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 있다. 댓글을 통한 집단 지성으로 보다 좋은 라멘 정보글이 될 수 있게 도와준다면, 라멘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보다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