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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돈까스 Feb 10. 2023

교토 최고의 돈까스

Tonkatsu Ichiban (とんかつ 一番)

4박 5일의 교토 여행 중 돈까스를 4번 먹었다. 그 중 단연코 1등이다. 과하지 않고 얇지만 바삭하데 잘 튀겨진 튀김옷, 얇아보이지만 결코 얇지 않는 두께, 묵직한 맛이 느껴지는 돈까스소스가 아닌 데미그라스 소스까지 완벽하다.


단촐한 구성이다. 양배추절임과 돈을 추가해야 나오는 밥 그리고 장국. 돈까스에는 감자사라다, 양배추사라다, 차갑게 식은 토마토 스파게티(파스타라는 말보다 스파게티가 정겹다)가 있다. 딱 우리나라 옛날돈까스 스타일이다.


옆에 일본 아저씨가 돈까스 하나는 옆으로 돌려 사진을 찍기에 따라해봤다. 얇지도, 너무 두껍지도 않은 도톰핰 두께가 사진에 담겨서 좋다.

데미그라스 소스는 다른 돈까스집의 돈까스 소스와는 다르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와 야채를 넣어 7~10일간 푹 끓여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돈까스 소스는 그 특유의 단맛, 신맛등이 드러나는 약간 가벼운 느낌의 소스라면 데미그라스는 점도부터가 다르다. 조금 진 카레정도의 묽기이며 맛은 육향의 깊은맛과 약간의 탄맛이 느껴지는 진정 고수의 맛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가 벤치마킹한 돈까스의 정석이다. 조용한 골목에 홀로 옅게 빛나는 등불이다. 하지만 그 화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내부는 좁다. 다찌석 4자리와, 앉으면 푹 들어가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파 테이블좌석 3개. 최대로 받아봤자 16인이다. 주방은 좁고 긴 형태며 그 폭은 주방기구를 제외하고는 한명이 지나가면 꽉 찬다. 좁은 좌석탓에 오래앉아있긴 어려워 그 자리에서 맛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후기를 모두 쓰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좁지만 왠지 이런 주방이 더 일본스럽다. 장인의 주방이랄까


뒤늦게 글을 적으며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돈까스 덮밥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후회는 없다. 오히려 돈까스 그 자체를 시켰기에 그 맛을 더 잘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만으로 다시 교토를 방문할 정도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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