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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Nov 24. 2020

밀레니얼 세대의 희망 읽기

책-밀레니얼 이코노미를 읽고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책

<밀레니얼 세대의 희망 읽기>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생산, 투자, 고용의 주축이 되는 밀레니얼 이코노미는 희망적인가. 일단 경제 성장의 측면에서 본다면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가 20~30대일 때보다 더 많이 저축하고, 더 많이 자기계발에 투자하지만 눈높이를 낮추어야 하는 사회 구조적인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눈을 낮추더라도 베이비붐 세대와 같이 점프할 기회를 얻기도 힘들다. 부동산과 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도 어려워졌으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희망적인 단어도 현재는 ‘언어의 마술’일 뿐, 현 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장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희망은 무엇일까

성장이 없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장이 곧 희망을 의미한다면 이 책 역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죽을힘을 다해 안정적인 정규직에 편입되거나, 부모의 재력에 기대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욜로로 살아가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싶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가 가지지 못한 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많은 생애소득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더 현명한 정책을 만들 수도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설계한 연금 제도가, 설계 당시의 희망적인 경제 전망에도 고갈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현 세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의 비관적인 전망은 더욱 현명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를 위한 재료로 삼으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또 다른 희망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선택지’가 생겼다는 것이다. 전 세대가 했던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막힌 것과 다름없지만, 우리 세대는 세계무대를 선택지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기회가 재정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는 소위 ‘금수저’들에게 더 많이 주어질지라도, 밀레니얼 세대는 단군 이래 최고의 지식을 갖춘 세대다. 지식을 활용해 더 넓고 더 멀리 보는 지혜를 얻는다면 우리의 경쟁력은 세계에서 빛을 볼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은 있을까

그렇다고 한국을 떠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희망은 있다. 희망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을 보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장벽은 ‘양극화’이다.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가 매우 양극화가 심한 편이라고 특정하긴 어렵지만, ‘양극화’의 추세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 추세에서 가장 핵심적인 축은 ‘부동산’이다. 그리고 부동산 정책이다. 강한 규제로만 부동산 가격을 잡고자 한다면, 일부의 집값은 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부동산 양극화 문제는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풍선 효과처럼 수요는 또 어딘가로 몰리고, 그 어딘가의 가격은 또 오르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하우스 푸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여전히 부동산은 투자처를 찾는 국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규제 위주의 정책보다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이 더 필요한 이유가 그것이다. 실수요인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청약 장벽 완화와, 매력 있는 입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가 실수요자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평생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거주 안정은 밀레니얼 세대의 최고의 희망 사항이기 때문이다.


-세대 간 원활한 바톤터치를 위한 연대

북유럽 국가의 복지 국가 모델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없고 따라갈 필요도 없지만,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 맞는 복지 정책을 만들기 위한 세대 간 합의가 필요하다. 청년을 위해 근로 시간을 줄인 독일 노조의 사례처럼, 근시안적인 이익만을 쫓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노조의 ‘연대’ 사례로 소개된 ‘연대’라는 단어는 매우 희망적인 용어라고 생각한다.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가장 어려운 것이 연대이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이 가진 것을 놓는 것에 더욱 불안함을 느낄 것이고, 아직 가진 것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는 더욱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년 연장과 연금 설계에서 다양한 세대의 목소리가 충분히 나오고, 합의되어야만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 침체기를 함께 이겨나갈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로서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역할은, 우리 세대는 이전 세대와 같은 것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과오만을 생각하며 분노에 매몰되어 있기보다 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책임 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세대의 앞날을 설계해야 한다. 청년 유니온과 같은 노동자 단체, 취미와 자기 계발을 함께 하는 살롱 문화 등의 긍정적인 연대에서 더 나은 밀레니얼의 미래가 그려지기를 기대해본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베이비붐 세대처럼 국가 주도의 획일적인 성장 전략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양성을 확보한 유전자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생물학 법칙처럼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성은 새로운 생존의 길을 열 것이다. 사회 전체적인 후생을 위해 한 발 물러설 줄도 알고, 정보통신기술 혁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폭넓은 정보를 활용해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신만의 인생을 설계할 줄도 아는 세대. 그것이 베이비붐 세대는 얻지 못했던, ‘밀레니얼 세대’만의 기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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