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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May 11. 2021

예측을 넘어서는 예측, 책 <초예측>

인류는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가 : 유발 하라리     


현대 문명은 지속할 수 있는가 : 제레드 다이아몬드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 닉 보스트롬


100세 시대는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 린다 그래튼


기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가 : 다니엘 코엔


무엇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 조앤 윌리엄스


혐오와 갈등은 사회를 어떻게 분열시키는가 : 넬 페인터


핵 없는 동북아는 가능한가 : 윌리엄 페리




<초예측>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세계 석학들의 예측을 엮은 책이다. 그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인공지능’과 ‘격차’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과학기술 앞에 인류는 소외되지 않을 것인가? 인공지능 기술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 간의 부의 격차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류는 ‘인공지능’과 ‘격차’라는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진화의 길은 무엇일까. 그 길을 모색하기 위해 ‘초예측’이 필요하다.



인류의 유용을 찾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는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적, 경제적 가치를 잃은 무용 계급으로 전락할 거라고 내다본다. 그래서 무용 계급의 출현과 같은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미리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이 무용한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자신을 바꿔나갈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린다 그래튼은 다가올 장수 사회에서는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모델이 막을 내리고 삶은 다단계로 펼쳐질 거라고 예측한다. 특히 100세 시대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적절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재충전과 재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다양한 생산 자산을 획득할 수 있는 도시 편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생산 자산이란 생산성을 높여 일이 성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산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사회자본의 많고 적음이 건강 상태(활력 자산)를 좌우하기도 한다. 변형 자산에도 인간관계가 영향을 미친다. 다양성이 존재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다른 부류의 친구를 사귀면 삶에 새로운 변화를 창출할 수 있다.     


전쟁보다 무서운 격차와 분극화

민주주의도, 진보도, 보수도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유권자들 역시 힘을 잃었다. 과학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더 큰 권력이 되었고 세계는 격차 확대와 분극화의 길로 가고 있다. 전쟁보다 이러한 문제들이 인류를 멸망시킬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다. 유형 자산을 위해 싸우던 전쟁의 시대는 거의 막을 내리고, 무형 자산으로 인한 격차와 균열의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균열을 메우기 위한 화합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도 국가 간 격차가 확대되면 앞으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특히 세 가지 문제, 즉 신종 전염병의 확산, 테러리즘의 만연, 타국으로의 이주 가속화를 지적하며 그 피해를 경감하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선진국의 대외 원조는 순수한 이타적 동기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선진국의 이기심을 자극해 더 적극적으로 격차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분쟁 해결에 있어서 서구적 방식은 관계를 악화시킨다. 관계에 있어서는 전통 사회의 양자간 이해 방식을 따라야 한다. 합의점 도출을 우선해야 한다.  

         

다양성과 과학기술이 가진 빛과 그림자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고민하는 국가에 다양성은 고민 해결 방안일 수도 있다. 미국의 사회적 다양성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한 것처럼 말이다. 닉 보스트롬은 고령의 인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며, 저출산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피력한다. 또한 그는 창의성이 다양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다양성에도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모든 과학기술은 양날의 검과 같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윤리관 정합성’과 같은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전 인류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어떤 제도와 구조가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의 비가역적 특성 때문에 ‘초기값’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안정성을 검토하는 룰을 마련해야 한다. 눈앞의 기회를 잡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정성을 얻을 수 없다. 경쟁의 치열함을 완화시키는 요소 특히 특허와 같은 제도가 그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특허로 인해 신기술의 긍정적 효과를 다른 사람들이 제때 누리지 못하는 문제는 앞으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초예측’을 읽고, 미래의 인류는 ‘초인(超人)’의 모습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계속 재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류.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앞설 수는 있지만, 인류의 ‘초인적 의지’를 앞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에서 과학 기술에게 자리를 내어준 뒤 우리는 인류를 인류답게 하는 부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미래에 인류를 인류답게 하는 부분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까. 앞으로도 세계 석학들의 초예측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체스나 바둑 등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로봇이나 컴퓨터가 우리 인간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로 최종 완제품입니다. 그래서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할 때는 인간이 필요합니다. (p.162)
    



현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은 대상으로 삼는 것이 고통을 느끼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간 사회가 잘 작동하려면 허구가 필요하지만, 허구를 도구로 보지 않고 그것을 목적이나 의미로 받아들이는 순간 초래될 고통은 실존하는 우리의 몫임을 명심해야 한다.(p.18)     


진보와 보수는 유권자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시대. 유권자들도 힘을 잃어가는 시대. 세계에서 일어나는 제일 중요한 변화는 유권자들이 결정한 것이 아니다. 정치가와 유권자는 세상의 변화에서 소외되고 과학기술만 극적인 발전을 거듭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p.27)     


무형 자산은 전쟁으로 획득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은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가 아닐까 싶은데, 만에 하나 전쟁이 일어나 중국 군대가 이곳을 점령한다고 해도 무엇을 얻겠어요? 실리콘밸리의 부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IT기업의 엔지니어나 경영자의 머릿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온 힘을 쏟아도 정복할 수는 없죠. (p.35)     


그는 일본에서는 아직 인적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 부분을 개선한다면 저출산 현상을 새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더욱이 앞으로 세계에서는 자원을 둘러싼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원에 대한 수요 측면에서 저출산은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피력한다.(p.61)    


인공지능이 발달할수록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는 현상 또한 가속될 것입니다. (중략) 지금은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IT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서는 전 세계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요. 그들은 자동차 대기업들과 비교해 직원수는 절반 이하지만 주가는 10배 이상입니다. (중략) 인공지능을 이용해 생산할 수 있는 가치는 무한할 것이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소유한 자와 그러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는 심해질거라 전망합니다. (p.160)    


지금 미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분극화입니다. 많은 미국 국민들은 자기 나라가 다민족, 다문화 국가임을 인정합니다. 그들은 흑인에게 투표하기를 주저하지 않지요. 한편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다민족, 다문화 국가로서의 미국에 확고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국민도 있습니다. 양자 사이에는 커다란 균열이 존재합니다. (p.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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