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를 보는 역무원의 마음은 복잡하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췄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뒤로 쓰러지져셔 많이 다치셨어요.”
“어르신, 괜찮으세요? 넘어지셔서 다치신 거예요? 어디 아프신 데 없으세요?”
“지금 댁에 가시기 힘들 정도시면 119 부르셔서 병원 한 번 갔다가 가시는 게 좋아요. 119 불러서 침대에 누워서 편히 가세요, 어르신.”
“어르신, 몸은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다친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정황을 알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몸이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할아버지께서 넘어지시는 장면이 영상에 찍혔어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시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셨어요. 뒤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이를 보고 에스컬레이터를 정지시켜 주셨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찾지 못했어요. CCTV 좀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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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를 보는 것이 더 고통스러우실 수 있다.'라고, '진짜 괜찮으시겠냐.'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