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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나 Nov 17. 2019

난 항상 엄청난 노력을 하는데 왜 계속 실패하는 걸까?

20대 중반의 저는 고시준비생이었습니다. 대학생활도 1학년을 빼고는 고등학교 생활과 다름없는 과정이었습니다. 4학년 때 치른 임용고시는 불합격할 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재수를 하고 1년 뒤 임용고시 시험장을 나오며 느꼈어요. 또 실패했네.. 수능 시험 볼 때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참고 공부만 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결과는 모두 실패였지요.  

❝저는 항상 엄청난 노력을 들였는데 왜 계속 실패하는 걸까요?❞


Photo by  Alex Ivashenko  on  Unsplash


등식이란 등호(=)를 사용하여 나타낸 식이고, 방정식은 x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등식입니다. 식을 정리했을 때 (x에 대한 일차식)=0의 꼴이 되면 일차방정식이라 합니다. 방정식을 푼다는 것은 등호(=) 왼쪽에 있는 2x-4가 오른쪽에 있는 0과 같아지도록 하는 x값을 찾는 것이지요.


2x-4=0


일차방정식 2x-4=0의 x에 2를 넣으면 2X2-4=0이기 때문에 2가 정답입니다.

0.1, 100, 1/8등 많은 수를 x에 넣어 봐도 왼쪽 식이 0이 되지는 않아요. 정답은 오직 2 뿐입니다.

일차방정식에서 2x-4가 꼭 0이어야 했던 것처럼 저에게는 임용고시 합격만이 성공이었습니다. 임용고시 합격을 위해 놀고 싶고, 자고 싶고, 쉬고 싶은데 참았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도전이 2이기를 바라며.. 불합격한다면 제가 한 모든 것은 오답이 됩니다.


그동안 저의 성공 기준은 항상 유일했습니다.

왜 꼭 한 가지 상황을 성취하는 것만이 성공이어야 했을까요?

왜 꼭 2x-4가 0과 같아지는 것만이 답이어야 했을까요? 


정답이 많은 삶을 원하기로 했습니다. 


2x-4 <0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우선 왼쪽이 오른쪽보다 작으니까 똑같은 수를 더해도 왼쪽이 더 작습니다. 

2x-4 <0

2x-4+4 <0+4

2x <4 


왼쪽이 오른쪽보다 작으니까 0보다 큰 수로 나눠도 왼쪽이 더 작습니다.

(부등식에는 여러 성질이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들은 아니니 생략할게요.) 

2x <4

2x÷2 <4÷2

x <2


2 ×1-4 = -2 <0이기 때문에 1은 정답입니다.

2 ×0-4 = -4 <0이기 때문에 0도 정답입니다.

2 ×(-100)-4 = -204 <0이기 때문에 –100도 정답입니다. 

2보다 작은 수는 모두 정답이에요. 모두! 


❝제가 계속 실패한 이유는 성공의 기준을 부등식으로 두지 않아서입니다.

다른 말로 바꾸면 성공에 방향이 없어서입니다.❞


Photo by  Craig Whitehead  on  Unsplash


19살의 저는 수능 1등급이란 결과만을 원했지 그 전이나 그 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25살의 저는 고시 합격만이 목적이었지 어릴 적 일반 학교 교육을 정말 싫어했다는 사실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가르치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도 고려해보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요. 하나의 정답에서 무수히 존재하는 정답들을 좇아 조금씩 방향을 틀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2x-4 <0는 ‘수학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일을 한다.’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행동 중 정답이었던 것은 아래와 같아요. 


정답 1. 한 번이라도 상상해본 직업 종류를 모두 고려해본다.

          수학 외에 관심 있었던 분야의 책을 사서 본다.

          수학과 관련이 없는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해본다. 


정답 2.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복지를 배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겪는다.

          사회복지 분야의 다양한 종사자를 만난다.

          청소년 NGO 단체에 취업하여 일한다. 


정답 3. 삶의 균형을 지킨다.

          취업을 준비하거나 무언가를 배우더라도 삶에서 지켜가야 할 관계나 시간을 포기하며 보내지 않는다. 


가고자 하는 부등호(<, >, ≤, ≥) 방향을 제대로 점검하고 다양한 정답을 행동으로 옮기면 됩니다.    

수학과 관련 없는 일을 한다는 2x-4 <0를 따라가면서 저는 여러 정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일에 참여할 때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는 걸 알았어요.

연립 부등식으로 생각해볼게요. 연립 부등식은 부등식 여러 개를 함께 묶은 것입니다. 연립 부등식 정답은 각 부등식을 동시에 만족하는 x의 값이나 범위이지요. 수학과 관련 없는 일하기인 2x-4 <0와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x>1을 모두 만족하는 부분으로 향하며 저의 활동 방향은 더 좁고 선명해졌습니다.

연립 부등식

을 정리하면

입니다.



2보다 작으면서 1보다 큰 수들이 정답입니다. 수직선에 표시하면 위 그림과 같고, 그래도 정답은 1.1, 1.3, 1.78 등 엄청나게 많습니다. 멈추지 않고 꾸물꾸물 뭔가를 해나갔습니다. 때로는 확장됐고 다시 좁혀지기도 했어요. 지금 제가 바라는 성공의 부분을 나타내면 이런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 부등식의 정답도 1.99, 1.85, 1.004, 7.00012, 7.2 … 등으로 다양합니다. 제가 앞서 말했던 실패는 방향이 없는 공허한 무엇이었습니다. 제가 지독한 실패감을 겪었던 이유는 성공이 수많은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성공은 특정 순간이 아닌 과정의 조합에 있었어요. 대스타만이 목표가 아니라 연기를 하는 삶이 목표라면 역할과 상관없이 성공을 만끽하고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곳에서 즐겁게 능력을 발휘하겠지요. 월드컵 출전만이 목표가 아니라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삶이 성공의 기준이라면 축구선수, 코치, 축구 중계자, 축구 용품 개발자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고 선수일 경우 승패에 상관없이 경기장에 서는 것만으로 성취감을 느낄 것입니다. 과정이 성공임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계속해서 만족과 성취감을 느낄 것입니다. 저는 그런 방향으로 더 나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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