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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나 Nov 17. 2019

왜 계속 미뤘지? 진짜 하고 싶었는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그림이란 것이 내게는 없는 재능이구나 생각하며 그만두었습니다. 그림 대신 입시를 준비했고, 열심히 하다면 제가 더 잘할 수 있는 뭔가가 보이겠거니 싶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 즈음에는 가장 가고 싶었던 건축학과 대신 수학교육과를 선택해 대학을 갔습니다. 대학 졸업 후 연달아 고시 시험에 떨어지고, 새로운 진로를 선택하고자 했어요. 그때도 건축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저는 복지를 배우기로 선택했습니다. 20대 중반의 제가 시작하기엔 복지가 더 안전해 보였거든요. 그 이후로도 창업 대신 취업을 택하며 가장 하고 싶은 일보다는 더 잘할 것 같은 일을 골라왔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꿈꾸다 말기를 반복했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왜 번번이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에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뤘을까요?


Photo by  Sharon McCutcheon  on  Unsplash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다"

그 이유가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1.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2. 나에게는 더 쉽게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이런 기준으로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28이라는 숫자는 7 ×4로 나뉩니다. 7은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지만, 4는 2 × 2로 나누어져요. 그래서 28=7 ×4=7 × 2 × 2로 표현됩니다. 7과 2는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아요. 2, 7과 같이 1보다 큰 자연수 중 1과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가지는 수를 ‘소수’라 합니다. 4, 6, 8과 같이 1과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자연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는 수는 ‘합성수’라 합니다. 합성수를 소수들의 곱으로 표현하는 것을 ‘소인수분해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자연수는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는 수들로 쪼갤 수 있습니다. 28은 7 한 개와 2 두 개로 구성되므로 2, 7, 2 × 2=4, 2 ×7=14 등에 영향을 받아요. 제 고민을 아래와 같이 나누어진다고 본다면 어떨까요?


나는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다

=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다시 나누어 볼 수 있을까요? 이 망설임을 더 이상 쪼개어지지 않을 때까지 나눌 수 있을까요?


❝망설임을 소인수분해해봅시다❞


저도 낯선데 당신도 낯설 것 같아요. 문장 아래에 숫자도 같이 적어보겠습니다.


나는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다

135963828000

=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 6300 × 21581560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를 소인수분해해보겠습니다.


나는 정말로 하고 싶은 도전을 미루고 있다

135963828000


= 난 아직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 6300 × 21581560


=(난 노력을 더해야 한다 × 완벽한 준비가 되어야 시작한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6 × 1050) × 21581560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되어야 시작한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2 × 3) × 1050) × 21581560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완벽해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면 안 된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2 × 3) × (15 × 5 × 14)) × 21581560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면 안 된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2 × 3) × ((3 × 5) × 5 × 14)) × 21581560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2 × 3) × ((3 × 5) × 5 × (7 × 2))) × 21581560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

=(2 × 3 × 3 × 5 × 5 × 7 × 2) × 21581560


‘난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라고 생각되는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진행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도대체 왜 매번 망설이는지 알 수 없어서 고민을 나누기하는 것이니까요. 21581560에 해당하는 '나에게는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도 나누어 봅시다.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성공 못할 가능성이 있다 × 돈을 빨리 벌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2 × 3 × 3 × 5 × 5 × 7 × 2) × (980 × 22022)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면 안 된다 × 재능이 없을 것이다) × 돈을 빨리 벌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2 × 3 × 3 × 5 × 5 × 7 × 2) × ((14 × 70) × 22022)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돈을 빨리 벌어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2 × 3 × 3 × 5 × 5 × 7 × 2) × (((7 × 2) × (2 × 5 × 7)) × 22022)


더 나눌 수 있다면 또 나눈다. 이때 거의 유사한 이유가 나오면 동일한 수로 생각하자.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나의 욕구는 기대 앞에서 두 번째이다 × 원하는 일을 하면 수입이 불안정하다))

=(2 × 3 × 3 × 5 × 5 × 7 × 2) × (((7 × 2) × (2 × 5 × 7)) × (11 × 2002))


같은 의미라면 좀 더 간단한 문장으로 고쳐볼게요. 위 식에서 '나의 욕구는 기대 앞에서 두 번째이다'를 '내 욕구는 중요하지 않다'로 바꾸겠습니다. 같은 의미로 보고요.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내 욕구는 중요하지 않다 × 원하는 일을 하면 수입이 불안정하다))

=(2 × 3 × 3 × 5 × 5 × 7 × 2) × (((7 × 2) × (2 × 5 × 7)) × (11 × 2002))


=(난 아직 부족하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노력하면 나아진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나의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난 아직 부족하다 × 완벽한 준비가 있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내 욕구는 중요하지 않다 × (돈을 잘 벌어야 한다 × 내 욕구는 중요하지 않다 × 내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 난 아직 부족하다)))

=(2 × 3 × 3 × 5 × 5 × 7 × 2) ×(((7 × 2) × (2 × 5 × 7)) × (11 × (13 × 11 × 7 × 2)))


자, 결론을 식으로 쓰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 소수들은 다른 상황에서도 늘 작동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짜 문제는 이 소수들을 그대로 유지할지, 다른 소수로 바꿀지 판단하는 것이지요. 소수 별로 살펴봅시다.


2: 난 아직 부족하다.

5번이나 등장했네요. 물론 자신의 부족을 아는 사람이 노력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2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고, 자존이 바닥날지도 모릅니다. ‘난 아직 부족하다’는 1번만 생각하기로 하겠습니다.


3: 노력하면 나아진다.

3은 내가 무얼 하든 노력할 수 있는 기본 전제가 됩니다. 너무 과하면 힘들겠지만 두 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이 소수를 잘 활용하기로 합니다.


5: 완벽한 준비가 있다.

제 삶이 여기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이제야 실감합니다. 5 덕분에 실수가 적은 편이지만 일을 하고 나서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항상 반성할 일이 가득했으니까요. ‘완벽함’이라는 개념이 인간 행동에 적용되면 여러모로 불행한 듯합니다. 5는 버리기로 하지요. 대신 17(완벽한 준비는 없다)을 가져오겠습니다.


7: 나의 모든 도전은 성공해야 한다.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소수입니다. 잘하고 싶고 오래 준비한 일일수록 위축됐던 이유는 7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확실히 성공할 도전만 기다리며 50년을 가만히 있을 것인지, 실패를 마음속 깊이 허용하여 성공의 기회를 50년 동안 줄 것인지 결정하겠습니다. 7은 4개 다 버리겠어요. 굿바이.


11: 나의 욕구는 소중하지 않다.

오류가 크네요. 웬만큼 불편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맞추는 성격이지만 갈수록 나의 감정과 의견을 이야기하는 때가 많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내가 정말 원하던 도전을 미뤄온 이유’에 소수 11이 있다면 깔끔히 버리고 대신 19(나의 욕구가 소중하다)로 바꾸겠습니다. 19는 최대한 많이 받아들일 것입니다. 5개는 나오는 것으로.


13: 돈을 잘 벌어야 한다.

지금 당장 큰 병원비가 필요하거나 머무를 곳이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저는 32살에 호기롭게 부모님 집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종종 13이 나를 불안하고 눈치 보게 하지만 도전에 집중할 만큼만 가지도록 할게요. 자립심은 중요하니까 13은 2개로 늘려보겠습니다.


변경한 수의 소인수분해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소수 구성이 바뀌면서 전체수도 달라졌어요. 바뀐 수 37006156285254는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도전을 적극적으로 하며 산다!"


Photo by  Luke van Zy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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